홍상수, ‘도망친 여자’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감독상 수상
홍상수 감독의 신작 ‘도망친 여자’가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홍상수 감독의 24번째 장편 영화 ‘도망친 여자’가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Competition)에 초청된 가운데, 지난 29일 오후 7시(현지시간) 열린 시상식에서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날 시상식에는 홍상수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민희, 서영화가 함께 자리했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측은 은곰상 감독상을 시상하며 "‘도망친 여자’는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주인공 감희는 서울 변두리에서 친구 셋을 만난다. 홍상수 감독은 이러한 만남들을 미니멀리즘적으로 묘사한다. 이 영화는 많은 부분이 드러나지 않지만, 무한한 수의 세계가 가능하다는 것을 암시한다."라는 심사평을 전했다.
무대에 오른 홍상수 감독은 “함께해준 모든 스태프와 영화제 관계자들에 감사를 전하며, 배우들에게 박수를 돌리고 싶다”라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한국 영화가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한 것은 두 번째다.
홍상수 감독은 ‘밤과 낮’(2008),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에 이어 ‘도망친 여자’(2020)까지 총 네 번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분에 초청되었으며,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배우 김민희는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도망친 여자’는 베를린국제영화제 소식지 스크린데일리가 집계한 평점도 4점 만점에 2.7점을 기록, 상위권 점수를 받으며 주목받았다. 또한, 외신들의 평가 점수를 반영하는 로튼토마토에는 신선도 지수 100%를 기록했다. 스크린데일리는 “여성 캐릭터 중심의 스토리텔링이 만들어 낸 섬세함은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매력적이다”라고 전했으며, 인디와이어는 “홍상수 감독은 이 영화의 통렬한 스케치를 통하여, 절제된 톤으로 많은 깨달음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평가했다.
‘도망친 여자’는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두 번의 약속된 만남,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감희를 따라간다. 홍상수 감독이 배우 김민희와 7번째 호흡을 맞춘 작품이며, 김민희 외 서영화, 송선미, 김새벽, 권해효 등이 출연한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감독상 수상 소식을 알린 홍상수 감독의 신작 ‘도망친 여자’는 올봄 국내 개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