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AI가 불러올 일자리의 붕괴...'인공지능 권력이 부상한다'
4차 산업혁명은 기술과 산업간 융합을 통해 현재의 산업 구조를 변화시키는 것뿐 아니라 일자리 지형의 대대적인 변화 또한 예측하게 한다. 인공지능과 로봇에 기반한 자동화의 발달은 많은 직업을 기계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 반복적인 일을 넘어서 비반복적인 일까지 인공지능이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동안 자동화가 어려웠던 재무관리자, 의사 등 고숙련 전문직 업무까지도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유기윤 교수 연구팀(이하 ‘연구팀’)은 2017년 ‘미래의 도시에서 시민들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주제 연구 보고서를 통해 미래의 도시에 대한 흥미로운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99.99%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플랫폼에 종속돼 인공지능 로봇과 힘겨운 일자리 경쟁을 벌이는 단순 노동자 신세로 전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예측했다.
연구팀은 미래 사회를 4개 계급으로 나눠질 것으로 예측했다.
계급 최상위에는 ‘플랫폼 소유주’ 계급이 자리 잡는다. 페이스북, 구글, 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전 세계 상위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IT기업의 기업가와 투자자들이다. 그리고 그 바로 밑에는 ‘플랫폼 스타’ 계급이 위치한다. 이들은 정치 엘리트, 연예인, 예체능 스타와 같이 대중의 인기를 얻으며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소수의 엘리트 집단이다.
다음으로는 법인격을 지닌 인공지성 계급이다. 이들은 아직 그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도시의 여기저기에 출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보통의 시민에 속하는 ‘프레카리아트’는 플랫폼이라는 미래 정보형 기업에 접속해 프리랜서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을 말한다. 주로 현재의 직장인, 영세 자영업자, 그리고 전문직 종사자들이 이에 해당된다.
연구팀은 “현재는 프레카리아트의 수가 적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부분의 시민이 이 계급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한다”며 “확률로 치자면 99.99%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4개의 계급으로 분화된 시민들이 매우 특이한 환경 속에서 살아갈 것으로 예측했다. 시민들의 노동은 갈수록 그 값어치가 낮아져 경제적으로 커다란 빈곤에 처하게 되고, 도시의 인프라는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한 채 유지될 것으로 보았다.
이번 연구는 마치 영화에나 나올 법한 시나리오지만 공학적인 시뮬레이션 결과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이 같은 결과를 얻기까지 연구팀은 지난 일 년간 수천 건에 이르는 책과 논문, 통계보고서 등을 수집 및 분석하고 휴리스틱이라는 방법을 통해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연구팀을 이끄는 있는 유기윤 교수는 “다소 불편한 결과이지만 그 의미를 곰곰이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라며 언급했으며, 과거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는 "인간이 기계에 완전히 대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초기 단계부터 AI가 사람을 대체하지 않고 보조하는 방향으로 발전돼야 하며, 국가적 AI기술 경쟁에서 도태될 경우 프레카리아트 국가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AI 기술 개발에도 민관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