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불모지였던 캘리포니아를 세계적 곡창지대로 바꾼 비결은?
지구상에서 수문학(水文學)적으로 가장 큰 변화를 겪은 지역을 꼽으라면, 미국 캘리포니아를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캘리포니아는 전 세계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아몬드를 비롯해 다양한 농작물을 생산·수출하고 있는 곡창지대지만, 과거에는 농작물이 자라기 힘든 척박한 불모지였다. 캘리포니아 아몬드 협회는 캘리포니아가 세계 8위 경제 규모의 주(州)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안정적인 수자원 시스템 구축 덕분이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아몬드 협회가 ‘세계 물의 날(3월 22일)’을 맞아 소개한 바에 따르면, 수자원 시스템은 캘리포니아 경제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첨단 수자원 공급 시스템에 기반해 캘리포니아는 미국 아몬드 생산량의 100%, 국내 수입되는 아몬드의 99%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18년 캘리포니아 아몬드 생산 규모는 약 54억 달러(한화 약 6조 4천억원) 이상으로, 아몬드는 캘리포니아의 3대 상품에 속한다.
아몬드 생산에 적합한 지중해성 기후와 아몬드가 안정적이고 고부가가치를 지닌 작물이라는 인식에 기반해, 캘리포니아 내 아몬드 경작지는 점차 증가해 왔다. 특히 연년생 작물인 아몬드 생산에 있어 일정하고 안정적인 물의 공급은 필수적인 요소로, 약 1에이커(4,047㎡)에 해당하는 아몬드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연간 강수량(10~15인치/약 25~38cm) 외에도 평균3 에이커-피트(약 3,700㎥)의 물이 필요하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북부 지역과 남부 지역 간 연간 강수량 및 물 공급의 신뢰도와 안전성에 차이가 크기 때문에 아몬드 생산 구도는 아몬드 농장이 위치한 지역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 연간 강수량이 높은 캘리포니아 북부에 위치한 경작지에는 물 공급의 신뢰도와 안전성이 높은 반면, 남부에 위치한 경작지는 신뢰도와 안전성이 낮다. 따라서 강수량이 낮은 해에 물 공급이 중단되거나 감소할 경우 아몬드 생산성 악화뿐 아니라 작물의 전반적인 건강과 수명에도 큰 영향이 발생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센트럴 벨리 서부 등의 지역은 델타 지역의 지표수 및 서부 지역 내 지하수를 통해 물 공급을 충족하고 있다.
또한 현재 캘리포니아는 각 지역뿐만 아니라 주 전체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주 정부의 수자원 사업(State Water Project, SWP)과 연방 정부의 센트럴 벨리 사업(Central Valley Project, CVP) 등 수자원 사업을 통해 캘리포니아 전역에 걸쳐 필요한 식수와 용수를 제공하는 대규모의 수자원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1960년부터 2003년까지의 기간과 비교하여 현재 캘리포니아 농작물 생산량은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동기간 동안 농업용수 사용은 증가세를 보이다 이전 수준으로 안정됐다. 이는 같은 양의 농업용수를 사용했으나, 농작물 생산량은 배증했음을 의미한다.
캘리포니아 아몬드 협회의 지속 가능 농업 커뮤니케이션 담당 수석전문가 다니엘 비인스트라 (Danielle Veenstra)는 “캘리포니아 내 아몬드 농장의 경우 마이크로 관개 도입 이후 경작지 면적당 물 수요는 변화가 없으나 관개 효율성 개선으로 아몬드 생장이 촉진되고 생산량이 크게 증가한 바 있다”며, “수자원은 미래 세대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만큼, 아몬드 생산자들은 산업 내 필요성과 환경적 요구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수자원 관리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