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올해도 '판매 급감·해고자 복직' 문제로 경영 위기 이어진다
쌍용차가 1월 내수 5557대, 수출 2096대를 포함 총 7653대를 판매했다고 3일 밝혔다.
이러한 실적은 전체적인 자동차 시장 침체 상황에다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및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축소까지 맞물리면서 전년 동월 대비 33% 감소한 것이다.
내수 판매도 비수기인 계절적 요인과 세제 감면 종료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 시장 요인 악화로 인해 전반적으로 판매 감소세를 보이며 전년 동월 대비 36.8% 감소했다. 수출 역시 기존 판매 감소 여파가 지속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2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쌍용차의 판매 감소는 중동 시장 위축 등 해외 시장에서 고전을 겪고 있음은 물론 국내 시장에서도 SUV 경쟁에 치여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13만5235대 판매하면서 2018년 대비 5.6% 감소했다. 내수는 10만7789대로 1.2% 줄었고, 반제품조립(CKD)을 포함한 수출도 2만7446대로 19.7% 급감했다.
2011년 마힌드라에 인수된 후 티볼리와 코란도, G4 렉스턴도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연이은 신차 출시로 인한 감가상각비 증가와 경쟁 심화에 따른 영업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실적을 견인했던 해외 시장에서 좀처럼 활로를 뚫지 못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경제 제재로, 서유럽은 환경 규제로 주력인 디젤 모델이 팔리지 않고 있다. CKD를 생산하는 공장이 있는 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도 판매가 계속 줄고 있다.
내수 시장은 현대·기아차 등이 잇따라 SUV 신차를 내놓으면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해고자 복직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지난 2018년 9월 21일 쌍용차는 노노사정(금속노조 쌍용차지부·쌍용차 노조·쌍용차 회사·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합의에 따라 2009년 정리해고된 노동자들을 순차적으로 복직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1일 71명이 우선 복직했다. 이후 지난해 7월 1일 46명도 재입사했고, 이들은 6개월간 무급휴직 이후 올해 1월 6일 복직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사측은 경영난을 이유로 무급휴직 중이던 46명에게 통상임금의 70%를 받는 '무기한 유급휴직' 결정을 내렸다. 복직 대기자들은 지난 7일부터 경기도 평택 쌍용차 공장으로 출근하며 이에 항의하고 있다.
업친데 덮친 격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직격탄'을 맞아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셧다운' 사태를 맞게 됐다. 중국산 부품 재고 소진에 따라 쌍용차가 4일부터 공장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쌍용차는 와이어링 하니스를 공급받는 레오니와이어링시스템코리아의 중국 옌타이 공장이 9일까지 가동 중단을 연장하면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4∼12일 1주일간 평택공장 문을 닫기로 했다.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춘제(春節·설) 연휴를 이달 2일까지로 늘린데 이어 각 지방정부가 기업 연휴를 9일까지로 더 연장하면서 벌어진 사태이다.
이런 여러 상황으로 볼 때 올해도 딱히 나을 게 없어 보인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새해 첫 신차'를 선점했던 쌍용차는 올해 신차 출시 계획이 아예 없다. 2020년 내놓을 예정이었던 자사 첫 전기차도 내년으로 미뤄졌다. 지난해 3분기까지 11분기 연속 적자를 냈는데, 아직 집계되지 않은 4분기 실적도 적자가 유력하다는 게 자동차 업계 시각이다. 경영난 속에 복직 예정이던 해고자들을 유급휴직으로 전환하며 여당의 비난까지 들었다. 지난해 7월 '코란도 투리스모' 단종과 함께 가동 중단된 평택공장 조립 2라인을 언제 다시 돌릴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