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3월 주총 '분수령'…우군 따라 판세 변화
주총서 조원태 한진 회장 사내이사 임기 연장
조원태-조현아 양강 구도…KCGI·반도건설 편들기 관건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오는 3월 열리는 지주사 한진칼의 주주총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원태 한진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오너 일가와 강성부펀드(KCGI), 반도건설 등 주요 주주들을 동원하는 수싸움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28일 한진그룹 및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의 주주총회가 3월 말께 열린다. 주총에선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 연장 안건이 걸려 있다. 주총 때 출석 주주의 과반수 찬성을 얻지 못하면 조 회장은 연임에 실패하게 된다. 지난해 주총 참석률은 77%였다. 조 회장 입장에선 38~39%의 지분을 갖고 있어야 안심이 되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진그룹은 현재 경영권 분쟁이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다. 조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이 대결구도를 형성하며 남매간 경영권 싸움이 터졌고, 여기에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노리는 KCGI와 경영 참여의사를 밝힌 반도건설 등이 변수로 작용된다.
현재 한진칼 지분 구조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6.52%, 조현아 대한항공 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 그레이스홀딩스(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17.3%, 델타항공 10.0%, 반도건설 8.28%, 국민연금 4.11% 등이다.
이 가운데 조원태 회장이 보유한 지분(6.52%)과 우호 지분인 친족·임원·재단 등 특수관계인(4.15%), 델타항공(10%), 카카오(1%) 등을 더하면 21.67%에 달한다. 델타항공은 지난해 KCGI가 한진칼 지분을 늘려갈 때 대한항공 백기사를 자처하고 등장했고, 카카오도 지난해 대한항공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반대편에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있다. 조 전 부사장 입장에서는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지지를 해준다고 가정해도, 합산 지분율이 18.27%에 그치므로, 현재 한진칼의 2대 주주인 그레이스홀딩스와 반도건설 등의 지지 여부가 중요하게 됐다.
결국 이번 주총에서는 KCGI와 반도건설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만약 조 전 부사장이 KCGI, 반도건설과 연대하면 합산 지분율은 단순에 32%대로 뛴다. 조 회장이 현재 우호 지분에 더해 이 고문과 조 전무의 지분을 끌어모아도 28%대에 그친다.
지난해 말 한진칼 지분을 6.28%에서 8.28%로 늘린 반도건설은 앞서 '승마광'인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대한체육회 부회장을 지낸 고 조양호 회장과의 친분으로 주식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지분 매입의 배경에 대해서 "경영 참가 목적"이라고 공식 선언하며 입장을 바꿨다.
또한 재계에서는 권 회장이 조 전 부사장의 요청으로 최근 모처에서 만남을 가졌고, 조 전 부사장과 공동전선 구축을 논의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이를 토대로 권 회장이 최근 수면으로 떠오른 남매간 경영권 갈등 구도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의 편에 서기로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