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 만에 ‘맥주, 탁주’ 주세 부과 기준 변경!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2020년 1월 1일, 맥주와 탁주(막걸리)의 주세 부과 기준이 가격 기준인 ‘종가세’에서 출고량 기준인 ‘종량세’로 52년 만에 전환됐다. 고품질 국내 주류 개발을 촉진하고, 국내 제조 맥주와 수입 맥주의 불합리한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출고 시점의 가격에 주세를 부과하는 국내 제조 맥주에는 제조원가는 물론, 판매관리비와 매출 이익 등이 모두 과세표준에 포함되었다. 이에 비해 수입 신고 시점에 주세를 부과하는 수입 맥주는 ‘수입가액’과 ‘관세’만이 과세표준에 포함되고, 판매관리비와 매출 이익 등이 과세표준에서 제외되어 국내 제조 맥주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주세가 부과되었다. 맥주 수입업자는 이런 저렴한 판매가격 덕분에 편의점 등에서 수입맥주를 ‘만원에 4캔’으로 판매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
국세청에 따르면, 주세 과세체계를 종량세로 전환하면 맥주의 출고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그 영향은 맥주의 종류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소비량이 가장 높은 병맥주와 페트맥주는 출고가격이 아주 미미한 수준으로 오르게 됨에 따라 소비자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캔맥주는 출고가격이 낮아진다. 종가세 체계에서 주세 부과 대상인 과세표준에 포함되었던 캔 용기 제조 비용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낮아진 출고가격을 소비자가격에 얼마나 반영할지는 판매업자가 결정할 사항이나 가격 조정 여력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생맥주는 출고가격이 높아진다. 대용량 용기에 담아 판매되고 용기를 재활용함에 따라 낮은 포장 용기 제조 비용으로 단위당 단가가 낮았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향후 2년간 생맥주에 한해 주세를 20%만큼 경감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종량세 전환을 가장 기대했던 수제 맥주는 주세 부담이 낮아져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고,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종가세 체계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던 수입 맥주는 종량세 전환으로 기존의 가격경쟁력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세율이 5%에 불과했던 탁주는 종량세로 전환(41.7원/ℓ)되더라도 출고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적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물용 도자기 용기 등 고가의 포장재를 사용해 온 고급 탁주는 용기 비용이 과세표준에서 제외됨에 따라 그만큼 세 부담이 줄어들고, 일반 탁주도 양질의 원재료 사용에 따른 세 부담이 늘지 않아 탁주의 고급화 및 다양한 신제품 개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세청은 올해부터 주류 관련 스타트업기업에 대한 1:1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규제혁신 도우미’ 제도를 시행하고, 주류 관련 불합리한 규제를 선제적으로 개혁하는 등 적극 행정을 펼쳐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주세 관련 제도의 합리적 개선 방안, ▲주류산업 발전을 위한 규제개혁 방향 등을 알리고, 술(특히, 전통주)에 대한 상식 등을 공유하면서 지속해서 국민들과 소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