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호 롯데, 대폭 물갈이 나서…쇄신인사 예고
유통가 신세계도 외부영입 등 파격 세대교체
LG그룹 등 일제히 총수 교체에 젊은 경영진으로 파격 인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조선DB

연말 인사 태풍이 불어오면서 재계 총수일가 3·4세대로 경영권이 넘어가는 등 본격적인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전문 경영인도 젊은 인재를 발탁해 소위 아버지 시대때 1인자라 불린 사장급 경영진도 물갈이에 나섰다. 재계 5위이자 유통업계 큰형인 롯데그룹도 이러한 세대교체의 물살을 타고 인사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재계 5위인 롯데그룹이 19일 정기인사를 진행한다. 이번 정기인사에서는 BU장 2명을 비롯해 실적이 부진한 유통 계열사 대표들이 대거 교체되는 등 대규모 쇄신인사가 일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19일 각 사별 이사회를 열고 유통과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4개 BU중 2개 부문의 수장을 교체할 예정이다. 올해 부진했던 유통 부문의 실적 개선과 호텔롯데 상장에 속도를 내기 위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쇄신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이원준 롯데그룹 유통BU장(부회장)이 물러나고 그 자리에 강의태 롯데백화점 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호텔·서비스BU장으로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최고재무책임자)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신임 유통BU장은 롯데쇼핑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백화점 마트 슈퍼 하이마트 홈쇼핑 편의점 등 14개 계열사의 실적 개선에 주력하며 롯데그룹 차원에서 육성 중인 이커머스 사업도 총괄한다. 그는 내년 상반기에 론칭하는 8개 계열사의 통합 모바일 쇼핑몰 '롯데 온(ON)' 프로젝트도 진두지휘하고 있다.

롯데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온라인 시장의 확대와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13조3080억원, 영업이익 3844억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0.9%, 영업이익은 24.1% 감소한 실적이다.

롯데백화점 대표엔 황범석 롯데홈쇼핑 상품본부장이 내정됐다. 황 신임 대표는 올해 유통 계열사 중 실적이 가장 좋았던 홈쇼핑의 상품소싱 노하우를 높이 평가해 발탁됐다는 후문이다.

롯데슈퍼 대표는 남창희 롯데마트 전무가, 롯데e커머스 대표에는 조영제 롯제지주 전무가,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대표에는 최경호 상무가 각각 내정됐다.

H&B스토어인 롯데롭스 대표는 홍성호 롯데백화점 전무(영남지역장)가 맡게 됐다. 또 롯데시네마 운영사인 롯데컬처웍스 대표는 기원규 롯데지주 인재육성팀장(전무)이, 롯데멤버스 대표엔 전형식 롯데백화점 상무가 각각 맡게 됐다.

식품BU에서는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가 롯데주류 대표를 겸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창수 회장(왼쪽), 허태수 신임 GS그룹 회장. /GS 제공.

◆ 주요 그룹 일제히 젊은 경영진 교체…GS 자진승계 등 파격 세대교체
특히 총수일가 3·4세대로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세대가 바뀌는 국면이다.

지난해 LG그룹은 구본무 회장이 갑작스레 별세함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오너 4세인 구광모 당시 상무가 40세의 젊은 나이로 회장에 취임했고, 첫 연말 인사에서 부터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올해 연말 인사에서는 구광모의 'LG' 체제를 위한 혁신 인사는 구 회장의 색깔을 더욱 진하게 드러냈다. 지난달 28일 단행된 취임 후 두 번째 인사에서 젊은 피를 대거 기용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통해 그룹 전반에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회장이 실적 부진으로 퇴임한 데 이어 LG전자의 견인차 역할을 한 ‘세탁기 신화' 조성진 부회장 등 회사를 대표하던 60대 인물들을 파격적으로 교체했다.

또한 고 조양호 한진그룹 전 회장의 별세 후 그룹의 경영권을 이어받은 3세대인 조원태(44) 회장은 최근 단행한 첫 임원인사에서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아버지 시절 임명됐던 임원들이 물러나고 1960년대생 젊은 임원들을 대거 중용됐다.

지난 3일 재계 8위 GS그룹의 허창수(71) 회장이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고, 후임 회장으로 허 회장의 막냇동생인 허태수(62) GS홈쇼핑 부회장을 낙점했다. 그룹 전반에 IT기업의 혁신 문화를 전파한 디지털 전도사로 알려져 있다.

허창수 회장의 외아들인 허윤홍(40) GS건설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하며 '4세 경영'의 포문을 열었다. 지난해 말에는 GS칼텍스 허동수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50)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했다.

한화그룹도 '3세 경영'에 시동이 걸렸다. 전날 발표된 인사에서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36)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5년 전무로 승진한 지 4년 만에 부사장에 올랐다. 태양광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면서 안정적인 경영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사장은 내년 1월 출범하는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의 합병법인인 한화솔루션(가칭)의 전략부문장을 맡는다. 태양광을 비롯해 석유화학, 소재까지 아우르는 그룹의 핵심 사업을 총괄하는 직책이다.

롯데보다 앞서 인사를 단행한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도 1950년대생에서 1960년대생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29일 장재영 신세계 대표를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로, 신세계인터내셔날 차정호 대표를 신세계 대표로 맞바꾸는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백화점도 예년보다 앞당겨 인사를 하면서 이동호 부회장과 박동운 현대백화점 사장이 물러나고 김형종 한섬 대표를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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