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픽사베이

커피 없이는 못 사는 사람들을 말하는 ‘커피사피엔스’(커피와 호모사피엔스의 합성어)라는 단어가 생겨날 정도로 한국인에게 커피는 일상이되었다. 내년에는 어떤 키워드가 커피 소비 시장을 이끌까?

커피 전문 전시회 ‘서울카페쇼’가 2020년 커피 산업의 키워드로 ‘H.E.R.O.’를 선정했다. 2020년 커피 산업 키워드 ‘H.E.R.O.’는 Hospitality(접객서비스 고도화), Engagement(커피에 가치를 더한 커뮤니티 확산), Retreatment(치유의 공간), Openness(생산과정의 투명성)의 영어 앞글자를조합한 단어다.

‘HERO’는 영웅, 주인공 등을 의미하는 단어로, ‘제18회 서울카페쇼’의 메시지인 ‘당신이 주인공입니다’와 의미를 같이하며, 급변하는 산업 환경속에서도 커피 산업과 문화를 이끌어나가는 ‘구성원’을 조명한다.

이번 커피 산업 키워드는 11월 7일부터 10일까지 서울카페쇼에 참가하는 40개국 3500여개 브랜드의 동향을 분석한 결과다. 서울카페쇼는 매년 커피 산업 전망을 키워드로 발표해 업계 종사자 및 예비 창업자에게 길잡이 역할을 해오고 있다.

2020년 커피 산업 키워드H: Hospitality세분화된 고객 취향에 따른 접객 서비스 고도화

블루보틀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커피산업의 5가지 트렌드 변화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커피 산업 규모는 약 7조 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있다. 커피가 일상 속 깊이 자리 잡음에 따라 국내 커피 시장은 고객의 취향에 따라 세분화되는 양상을 보이며, 최전선에서 고객을 마주하는 바리스타에게도 더욱 세심한 전문성이 요구된다.

스타벅스 리저브, 블루보틀 등 프리미엄 커피전문점의 등장은 커피 맛뿐 아니라 서비스에 대한 수준도 함께 올려놓았다. 커피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높은 소비자가 많아지며, 바리스타에게는 커피에 대한 전문 지식을 보유한 것을 넘어서 세분화된 고객의 취향을 고려한 메뉴 추천 등 접객 서비스의 고도화가 요구될 것으로 전망된다.

E: Engagement사람과 사람을 잇는 공간으로

최근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이 만나 교류하는 ‘살롱(salon)’이 새로운 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코사이어티(Cociety)’는 문화, 예술, 디자인을 테마로 한 크리에이터 멤버십 커뮤니티로, 커피 라운지, 오픈 스튜디오, 전시공간 등을 운영한다. 이곳의 커피 라운지에서는 스페셜티 커피와 음료, 디저트 등이 제공되며,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장이 열린다.

이밖에도 가구 등 인테리어 소품의 쇼룸 형태로 꾸며진 서울 강남의 ‘라이프커피(Life Coffee)’와 미술관, 공연장, 영화관 등 대중문화예술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서울 광화문의 ‘에무(EMU)’ 등 하나의 주제를 다루는 복합문화공간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이미 다방면에서 상향평준화된 국내 카페 산업에는 커피에 다양한 주제를 더한 ‘살롱(Salon)’ 문화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커피를 마시는 것뿐 아니라 사람을 모이게 만드는 주제와 가치가 카페 산업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R: Retreatment지친 일상을 달래주는 치유 공간

휴일이 되면 카페는 문전성시를 이룬다. 삭막한 도시를, 각박한 현실을 벗어나 휴식을 취하기 위해 카페를 찾은 사람들이다. 카페는 그렇게 치유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식물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추구하는 서울 수서의 ‘식물관PH’는 큰 창과 식물을 활용한 온실 인테리어로 최근 힐링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식물관PH’는 넓은 공간과 다채로운 전시에 인근 대모산의 분위기가 어우러져 여유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인천 송도 청량산 자락에 위치한 야생화 카페 ‘하연재’는 다양한 야생화를 실내외에 배치해 자연 속 쉼터를 연상케 하는 인테리어와 수제청 음료 등 직접 개발한 메뉴로 명소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업계 간 경계가 모호해지며 다양한 기업들도 자연과 가까운 곳에 카페를 만들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청계산 자락에 컨셉트 스토어 ‘솟솟618’을 오픈했다. 1층에는 에피그램의 올모스트홈 카페와 협업한 공간을 마련해 커피, 전통차 등 음료와 함께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커피와 그 공간이 주는 치유의 힘이 강조된 형태의 카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O: Openness커피체리가 탁자에 오르기까지

가성비, 가심비에 이어 2019년 등장한 ‘나심비’ 소비 트렌드로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게 됐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2020년에는 건강한 음식의 제조 과정과 원재료의 생산 과정의 투명성이 중요하게 인식될 것으로 전망되며, 커피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래 전부터 커피업계는 질 좋은 커피의 수확을 위해 공정무역마크제도를 시행하고있다. 공정한 거래를 통해 적정한 수익을 농가에 돌려주는 구조의 확립이 첫 단계였다면, 최근 커피업계의 화두는 ‘지속가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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