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생산 ESS용 배터리 또 화재 발생…"기술 완성도 떨어진게 문제"
LG화학, 중국 남경공장 제품 아닌 국내 오창공장 생산 배터리 화재
이덕환 교수 "ESS 관리 소홀 문제 심각, 환경 열악하고 전문기사 전무"
삼성SDI와 LG화학이 에너지저장장치(ESS) 안정성 강화 대책을 내놓은지 1주만에 또 화재가 발생해 대책이 무색해졌다. 최근 2년 사이 27번째 화재다. ESS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잇따른 화재는 이미 예견된 인재라고 설명한다. ESS 정통한 대학교수와 전문가들은 ESS 핵심설비인 리튬배터리에 대한 충분한 투자가 없어 기술 완성도가 떨어져 있는 데다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전문인력 또한 전무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경남 하동군 진교면에 위치한 태양광발전소 ESS설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2017년 8월 전북 고창에서 첫 화재가 발생한 이 후 27번째다.
2017년 8월부터 정부가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한 6월까지 ESS화재는 LG화학이 14건, 삼성SDI 9건이 발생했다. 정부 발표에도 4개월간 화재는 4건(LG화학 3건·삼성SDI 1건)이 추가됐다.
이번 화재가 난 ESS의 배터리는 지난해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생산한 리튬배터리로 확인됐다. LG화학 오창공장은 ESS 전용 생산 시설로 2016년 주형환 전 산업부 장관이 방문해 ESS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를 당부했던 곳이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LG화학 ESS 제품이 설치된 사업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중국 남경공장에서 2017년 2분기부터 4분기 동안 생산한 초기 물량이었다. 하지만 남경공장이 아닌 국내 공장에서도 배터리와 관련한 화재가 발생하면서 국내도 생산관리가 소홀한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LG화학은 "아직 배터리 문제인지 원인을 모르고 있다"며 "12월까지 원인을 분석해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지난주 삼성SDI와 LG화학이 ESS화재 안정성 강화 대책을 발표했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ESS화재에 대한 원인으로 충분한 투자없이 만들어진 배터리의 과충전·과방전에 대한 기술력을 문제를 꼽는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충전을 너무 빨리하거나 방전이 빠르게 되면 폭발하게 돼있다. 휴대폰이나 전기차용 배터리는 전자회로를 통해 과충전·과방전에 대한 관리가 잘돼있지만 용량이 커지면 충전방전 시스템 관리가 미흡하다는 얘기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최근 잇따른 화재는 충분한 투자 없이 기술 완성도가 떨어진게 문제"라며 "휴대폰이나 전기차용 배터리는 단가가 비싸 충분한 투자를 통해 잘만들었지만 ESS배터리는 단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기업들이 제대로 된 투자를 안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태양광발전소에는 환경이 열악하고 관리소홀 문제가 심각하다"며 "전문기사 등 ESS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인력이 전무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