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경계·차단지역’ 야생멧돼지 전면 제거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와 환경부, 국방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민통선 내 야생멧돼지를 전면 제거하기로 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한 이례적인 강력 조치다.
농식품부, 환경부, 국방부는 지난 10월 12일과 13일, 철원군과 연천군 민통선 내 야생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4건 확인됨에 따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에 따른 긴급대책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먼저 야생멧돼지를 통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감염위험지역, 발생·완충지역, 경계지역, 차단지역 등 4개 관리지역으로 구분해 차별화된 조치를 시행키로 했다. 철원‧연천 지역 중 야생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된 지역을 감염위험지역으로 지정하고, 5㎢ 내는 감염지역, 30㎢ 내는 위험지역, 300㎢ 내는 집중사냥지역으로 구분한다.
‘감염위험지역’ 테두리에는 강·도로 등 주변 지형지물과 멧돼지 행동권 등을 고려해 멧돼지 이동을 차단할 수 있는 철책을 설치한다.
돼지와 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5개 지역과 인접 5개 시군은 ‘발생·완충지역’으로 설정하고,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기 포획을 금지한다. 또한, 10월 14일부터 10월 말까지 포획 틀과 포획 트랩을 확대 설치할 예정이다.
인천·서울·북한강·고성(46번 국도) 이북 7개 시·군은 ‘경계지역’으로 설정하여 멧돼지 전면제거를 목표로 10월 14일부터 집중 포획을 진행한다. 무료 수렵장과 멧돼지 일제 포획주간을 운영하고, 멧돼지 포획보상금을 마리당 10만 원 지급하는 방안도 행정안전부와 협력하여 추진한다. 또한, 시·군 포획단이 농업인의 피해 신고 없이도 멧돼지를 포획할 수 있도록, 포획 가능 지역을 양돈논가 주변에서 시·군 전체로 확대하기로 했다.
경계지역으로부터 외부로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경계선 둘레 폭 2km 구간인 ‘차단지역’의 야생멧돼지는 전면 제거한다. 환경부는 국방부의 협조를 받아 민간 엽사와 군 저격 요원이 민통선 일대 멧돼지를 안전 등 일정한 조건에서 사살 작전을 수행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이외에 접경 지역에서의 멧돼지 예찰과 방역과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의 유입을 막기 위한 농장 단위 방역을 한층 더 강화한다. 강원도의 경우 남방한계선으로부터 10km 이내 희망하는 모든 양돈농장에 대해서는 전량 수매를 하기로 협의했으며, 양돈농장의 멧돼지 침입을 차단하기 위해 경기‧강원지역 전체 농가의 울타리 설치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미흡 사항을 신속히 보수하기로 했다.
농식품부와 환경부, 국방부는 야생멧돼지로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추가 확산하지 않도록 지속해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히며, 양돈 농가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농장 단위의 청결 관리, 시설 보수 등을 철저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