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기] 제주도를 오롯이 경험할 수 있는 쉬운 여행 실천법
전 세계인이 찾는 관광지 제주도를 지속가능한 여행지로 만들려면 어떤 노력을 기울이면 될까?
'지속가능한 여행'이란 여행자가 현지의 문화, 자연 등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즐기고, 나아가 미래세대도 이를 향유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및 자연을 존중하는 방식을 만들어 가는 것을 말한다.
'지속가능한 여행'을 할 수 있는 제주도를 만들기 위해 여행시 고려할 사항들을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관광객들이 주로 방문하는 유명 관광지보다는 현지 숙소 호스트가 추천하는 숙소 근처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한적하게 즐겨보는 것도 또 다른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나며 지속가능한 여행을 유지하게 한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바탕으로 제주도는 전 세계인이 찾는 관광지로 도약했다. 2013년 처음으로 관광객 천만 명 시대를 연 제주는 매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는 관광지다. 연간 방문객이 하와이보다 많으며, 전 세계에서 비행기가 가장 많이 오가는 노선을 보유한 여행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제주도는 많은 관광객이 찾으면서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버리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제주도에 들어오는 관광객이 숙박시설과 교통시설을 이용할 때 기여금을 내도록 하는 '환경보전기여금' 도입도 논의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에서는 숙소가 있는 동네를 산책하고, 호스트가 추천하는 현지인이 운영하는 동네 식당을 이용하는 것도 지역 경제에 도움이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지인이 운영하는 트립을 통해 제주도 사람들의 문화와 라이프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경험도 지속가능한 여행을 가능하게 한다.
관광과 휴식을 위해 제주도 여행을 여러번 해봤지만, 지속가능한 여행을 위한 이번 제주도 여행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제주도의 유명한 관광지 한군데를 가지 않고도 제주도를 오롯이 느끼고, 즐기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된 여행이었다.
전기차로 여행하기
제주도 여행을 위해 친환경 교통수단인 '전기차'를 처음으로 이용해 봤다. 현재 국내에서 전기차 보급을 가장 적극적으로 펼치는 곳은 제주도로, 우리나라에서 운행 중인 전체 전기차 10대 중 4대가 제주도에서 운행하고 있다. 제주도에는 현재 1만 여대의 전기차가 운행 중이고, 탄소제로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제주도는 2030년까지 약 37만대의 자동차를 전부 전기차로 바꿀 계획이고 밝혔다.
처음 타본 전기차는 승차감도 좋았고 일반 차량보다 소음도 적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렌터카업체에 차량 반납시 주유소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다. 현재 제주도에는 전기차 충전소가 곳곳에 많이 있으며 한번 충전하면 400킬로를 주행할 수 있다.
현지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숙소에 머물기
이번 제주도 여행의 숙소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이용했다. 구좌읍 평대리에 있는 곳으로 제주스러움을 가득 담고 있는 곳이었다. 숙소의 호스트는 남편의 희망퇴직을 계기로 제주살이에 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2016년 울산에서 제주로 이주하여 제주도민이 되었다고 한다. 제주스런 평대리가 좋아 제주전통가옥처럼 건물을 짓고 마을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집을 지었다.
숙소 안에 있는 침구, 세면용품, 식기류가 아낌없이 준비되어 있었고, 아이가 있는 가족 여행객을 위해 아기 의자, 장난감, 책 등도 구비되어 있었다.
이 숙소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은 4계절 사용이 가능한 작은 노천탕이었다. 노천탕 앞으로는 테이블과 의자도 있어 노천탕에 있다가 잠시 나와 스낵을 즐기기에도 좋은 장소였다.
숙소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는 평대리해변이 있고, 커피가게와 음식점들이 마을 곳곳에 있어 여행기간 동안 마을 골목을 걸어다니며 식사도 하고 차도 즐기기에 불편함이 없었다.
제주의 해녀 문화 경험하기
세계자연유산과 세계지질공원,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선정된 화산섬 제주에서 지속가능한 문화를 뽑으라고 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제주에는 세계적으로도 독특한 '제주 해녀 문화'가 있다. 제주도와 제주도민의 정신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지정된 ‘제주 해녀 문화’는 공동체 내에서 여성의 지위 향상에 기여해왔고, 생태 친화적인 어로 활동과 공동체에 의한 어업 관리는 친환경적 지속가능성을 높여주었다.
올해 제주도 구좌읍 종달리에는 해녀 문화를 특화한 '해녀의 부엌'이라는 특별한 다이닝 공간이 생겼다. '해녀의 부엌'은 20여년 전에는 생선을 경매하던 활선어 어판장이었지만, 현재는 해녀문화 복합공간으로 탈바꿈되어 공연과 식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됐다.
해녀의 물질 이야기를 담은 연극공연이 배우들에 의해 진행되고, 연극이 끝날 쯤이면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인 해녀가 등장해 극의 마무리를 이끈다. 자식과 가족을 생각하며 해녀로서의 삶을 수십년간 견뎌오고 있는 이야기를 덤덤하게 풀어내는 해녀의 모습에 눈물을 훔치는 관객들이 많았다.
연극이 끝나면 뿔소라, 해삼 등 해녀가 직접 들려주는 제철 해산물 이야기 시간이 진행된다. 뿔소라 껍데기를 까는 방법과 암수구별법, 그리고 군소 등 제주도 제철 해산물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해산물 이야기 시간이 끝나면 '해녀의 밥상'이 펼쳐진다. 당일 해녀들이 직접 채취한 해산물을 활용한 해녀의 밥상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평상시에는 맛보기 힘든 메뉴들로 밥상이 구성되는데 톳흑임자죽이 먼저 제공되고 뿔소라꼬지, 군소샐러드, 우뭇가사리무침, 깅이(게)튀김, 수육, 청귤푸우딩, 빙떡 등이 넉넉하게 제공된다.
식사가 끝날 무렵에는 해녀들의 생생한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해녀 인터뷰가 이어진다. 메모지를 통해 관객들이 해녀에게 궁금한 점을 적고 질문 3~4개를 진행자가 임의로 추첨해 해녀에게 질문하는 형식이다.
해녀의부엌은 1부는 연극과 해산물이야기, 2부는 식사와 해녀인터뷰로 약 100분간 진행된다. 올 봄부터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는 '해녀의부엌'은 매회 매진이 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매주 금·토·일요일 점심·저녁 타임제로 운영된다.
※취재 협조·장소 제공=에어비앤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