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들고양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

고양이는 대표적인 반려동물이지만, 야생에서 사는 들고양이는 생태계를 위협하는 치명적인 포식자이기 때문이다. 애완동물로 도입된 고양이는 우리나라 자연생태계에 서식하지 않았던 외래종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도 2000년에 고양이를 100대 치명적 침입 외래종 중 하나로 지정한 바 있다.

고양이는 인간 의존도에 따라 집고양이, 길고양이(배회고양이), 들고양이로 분류된다. 집고양이가 유기되어 길고양이가 되고, 길고양이는 들고양이가 되기도 한다. 들고양이는 새, 소형 양서·파충류, 포유류 등을 가리지 않고 작은 동물을 잡아먹는다. 특히 잡은 동물의 일부만을 먹이로 삼고, 재미 삼아 사냥하는 습성도 있다. 이 때문에 들고양이는 새 등의 야생동물의 개체 수를 감소시키고, 일정 지역에서는 멸종까지 일으킨다.

사진=픽사베이

이에 환경부는 생태계 보호와 고양이의 복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국립공원에서 사는 들고양이의 중성화 방법을 8월부터 기존의 정소와 난소를 제거하는 방식(TNR)에서 정소와 난소를 그대로 두고 정관과 자궁의 통로를 차단하는 방식(TVHR)으로 8월부터 변경하기로 했다.

새로 도입하는 수술 방식(TVHR)은 들고양이의 영역 확보 본능과 생식 본능이 유지되도록 해 방사 지역의 들고양이 밀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들고양이의 복지 측면에서도 개선된 방법이다. 기존 중성화 방식(TNR)은 성호르몬 등의 발생이 제거됐기 때문에 들고양이의 세력권 다툼 행동을 사라지게 하여 서식 밀도를 낮추는 효과가 작다. 다만, 새로 도입하는 수술 방식(TVHR)이 국내에서 처음 실시되므로, 수술 가능한 일부 국립공원에 올해 하반기부터 시범 도입한 후 점차 전국 국립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새보호목도리를 하고 있는 고양이 /사진=환경부

또한, 새를 보호하기 위해 들고양이의 사냥능력을 낮추는 새보호목도리를 씌우기로 했다. 새보호목도리는 원색의 천으로 만든 목도리로, 고양이의 목에 채워 새 등의 동물이 고양이의 접근을 잘 인식하도록 함으로써 고양이의 사냥 성공률을 낮추도록 고안된 것이다. 새보호목도리는 고양이에게 해가 없으며 고양이가 원치 않으면 언제라도 벗을 수 있는 형태다. 쥐들의 경우 색감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새보호목도리를 찬 고양이의 쥐 사냥능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새보호목도리를 찬 고양이는 결국 사냥에 대한 흥미도 줄어들게 된다. 지난 2013년 미국 세인트 로렌스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새보호목도리를 찬 고양이의 사냥률이 87%까지 줄었다. 다만, 현재 국내에서 새보호목도리의 직접 구매가 어렵고 새보호목도리가 미국, 영국 등에 '산업디자인특허권'이 등록되어 있어, 이 문제를 우선 해결한 후에 본격적인 도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 밖에 들고양이의 생태적 위해성에 대한 홍보도 강화한다. 환경부 산하기관인 국립공원공단은 탐방로 등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알리고, 들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말자는 홍보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홈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