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케치] '국민 여러분!', 사기꾼의 정계 입문기…코믹+정치+로맨스 다 담았다
현실이 주는 고구마에 사이다를 선사할 드라마가 온다.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개최한 KBS 2TV 새 월화드라마 '국민 여러분!'(극본 한정훈, 연출 김정현)이 바로 그 사이다다.
'국민 여러분!'은 얼떨결에 경찰과 결혼한 사기꾼이 원치 않는 사건에 휘말리고 국회의원에 출마하며 벌어지는 코믹 범죄극. 극 중 최시원은 사기꾼을 가업으로 삼고 있는 집안의 3대 독자로, 믿었던 사랑에게 배신당한 베테랑 사기꾼 '양정국' 역을 맡았다. 그는 사기꾼에서 국회의원까지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양정국과 마찬가지로 사랑에 배신당한 형사 '김미영'은 이유영이 맡았다. 같은 아픔을 공유한 두 사람은 우연찮은 기회에 사랑을 키우게 되고, 결혼에 골인한다. 과연 '사기꾼과 경찰' 부부라는 특이한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 두 사람의 신선한 러브라인에 기대가 쏠린다.
여기에 대한민국 사채업의 전설 박상필의 넷째 딸이자 사채업자 '박후자'는 세련된 비주얼과 폭넓은 연기력을 보여준 김민정이 연기한다. 극 중 박후자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양정국을 찾아내고, 자신의 사채사업을 보호하기 위해 양정국에게 국회의원 후보에 출마할 것을 요구한다. 이렇게 정치 문외한 양정국의 정계 입문을 위한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본격적인 제작발표회에 앞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는 믿었던 사랑에게 배신당한 양정국(최시원)과 김미영(이유영)이 우연찮은 기회에 만나 결혼에 골인하는 모습이 담겼다. 특히 사기꾼과 경찰이라는 자신의 직업을 숨긴 채 아찔한 부부 사이를 이어가는 두 사람의 유쾌한 로맨스가 시선을 끌었다.
특히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양정국에게 접근하는 박후자(김민정)의 모습이 나올 때마다 긴장감이 증폭됐다. 그는 사원들을 향해 큰 소리를 치는가 하면, 양정국을 납치한 후 변명을 하려는 그를 향해 "혀를 잘라버려야겠네"라며 가차 없는 모습을 보인 것. 이어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한 양정국이 열변을 토하는 모습 등이 담겨 과연 그가 국회 입문에 성공할지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장르를 불문하고 로맨스, 정치, 액션, 코미디까지 다 담은 '국민 여러분!'은 사이다같은 청량감을 안방극장에 선사할 예정이다. 김정현 감독은 "여러 장르의 드라마를 찍는 것 같은 느낌이다"라며 "텍스트에 담겨 있지 않는 코믹함을 담기 위해 배우들과 새로운 면을 보여드리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잘 차려진 뷔페같은 재미를 위해 감독은 캐스팅의 의외성을 강조했다. 그는 "제가 캐스팅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가 시청자분들이 작품을 보고 이 배우와 캐릭터에 대해 의외성을 느꼈으면 하는 부분이다"라며 "제가 시청자라면 기대했던 배우, 예상했던 연기는 크게 재미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배우들이 가진 이미지를 조금 깨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시원 씨는 유연한 면이 있다. 제가 디렉션을 주면 눈치가 굉장히 빨라서 바로바로 연기에 적용한다. 이유영 씨는 지금도 찍으면서 놀랄 때가 많다. 제가 생각했던 의외성보다 더 의외인 부분들이 있어서 기대감이 커질 정도로 엉뚱하고 귀여운 모습이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부부로 호흡을 맞춘 최시원과 이유영은 서로의 케미를 강조했다. 최시원은 "보통 부부들처럼 갑을 관계가 확실하다. 그 케미가 잘 담기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고, 이유영은 "결혼을 경험해보지 못해서 현실 부부연기가 걱정되기도 했는데, 시원 씨가 자연스럽게 을이 되어주니까 제가 연기하기 많이 편했다. 부부로서도 양정국이 말썽을 많이 피우는데, 남편을 잡는 연기를 할 때 재미를 많이 느끼고 있다"며 부부 연기를 기대케 했다.
특히, 최시원과 이유영이 답변을 마치자마자 테이블 끝에 앉아 있던 김의성이 기습 질문을 던져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의성은 두 사람에게 "키스 신이 많았다는데 어떠신지. 빨리 대답해달라"고 버럭 화를 냈고, 최시원은 "보통 부부들과 다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쑥스러워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간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해온 김민정 역시 극의 긴장감을 좌지우지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남다른 소회를 느꼈다고. 그는 "박후자 캐릭터는 얼마나 맛깔나게 갑질을 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았다. 촬영을 하면서 제가 꽤 맛깔나게 갑질 연기를 하는 것 같다"며 "저도 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있다. 여러분도 기대하셔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한, 전작인 '미스터 션샤인'에 이어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민정은 "저는 작품을 고를 때 가장 중요시 되는 게 캐릭터다. 후자는 우리나라 여성 캐릭터의 스펙트럼을 넓혀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후자가 사채업자이고 회장이라 무거울 것 같지만, 그렇지 않고 싶어서 감독님, 작가님과 많이 논의했는데, 저와 지향하시는 부분이 같아서 바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수동적인 캐릭터를 하면 제 매력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 좀더 주체적인 인물에 끌리고, 제가 그런 여성이 되고 싶어서 후자에게 끌렸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사기꾼과 경찰 부부, 사채업자이자 갑질의 아이콘이 그려낼 신선한 캐릭터에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과연 '국민 여러분!'이 갑질 사회에서 을들이 승리하는 성공담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실이 더 드라마 같은 세상 속 정치 세태를 풍자하며 안방극장에 스트롱 사이다를 뿌려줄 '국민 여러분!'은 1일(오늘) 밤 10시 KBS 2TV에서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