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야 산다, 자동차 페이스 리프트
'페이스 리프트(face lift)'는 보통 자동차의 겉모습을 바꾸는 것을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거나 내·외관, 파워트레인 등을 전면적으로 개선하면서 모델을 완전히 바꾸는 것을 '풀 모델 체인지(Full Model Change)'라고 부르고 페이스 리프트는 풀 모델 체인지 수준은 아니지만 틀은 유지한 채 가벼운 변화를 주는 것을 뜻한다. 라디에이터, 헤드램프, 프런트 범퍼 등을 살짝 바꾸는 것만으로도 꽤 효과적인 주목도 제고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풀 모델 체인지를 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신차를 발표하면 소비자들의 주목도가 더 확실히 올라가고 판매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일명 '신차 효과'다. 신차 효과가 목적이라면 일정한 기간을 정해놓고 출시된 지 시일이 많이 지난 모델만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풀 모델 체인지'만 해도 충분할 것 같은데, 도대체 왜 자동차 브랜드들은 굳이 별도의 비용과 노력을 들여 페이스 리프트를 하는 걸까.
최근 전략적인 페이스 리프트를 통해 소비자의 관심을 환기 시키고 좋은 평가를 받았던 모델들을 통해 페이스 리프트의 목적과 효과를 알아보자.
스포츠 세단에 어울리는 디자인 전략 '인피니티, 뉴 Q50'
Q50은 인피니티 대표 스포츠세단으로, 2013년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후 유려한 디자인과 혁신적인 기술 그리고 강력한 달리기 성능으로 전세계 소비자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아온 모델이다. 2015년에는 기존 엔진에 고용량 배터리를 추가한 하이브리드 모델 'Q50s Hybrid'가 추가되면서 라인업이 확장됐다.
올해 9월 출시된 '더 뉴 Q50 블루 스포츠(이하 뉴 Q50)'는 하이브리드 후속 모델로 보다 스포티해진 전면부 디자인 변경이 돋보이는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다. 이번 페이스 리프트는 하이브리드 모델이지만 기존 가솔린 및 디젤 파워트레인에 버금가는 강력한 주행 성능과 기민한 반응성을 가진 해당 모델을 직접 타본 소비자들이 주행 성능에 걸맞은 디자인으로의 변경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면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인피니티는 이 같은 고객들의 요구에 대해 좀 더 면밀히 파악하고, 실제 미국 시장 소비자 대상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페이스 리프트를 단행했다. 뉴 Q50의 페이스 리프트는 업계에서도 고객의 의견과 시장 트렌드를 반영해 차량을 개선해 나가는 고객지향적 노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실제로 새롭게 바뀐 전면부 디자인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넓은 전폭과 낮은 전고의 뛰어난 비율로 '와이드 앤 로우(Wide & Low)' 스타일은 유지하되, 기존보다 더욱 다이내믹하고 스포티한 외관으로 변신했다. 뉴 Q50의 더블아치 그릴은 크기가 확대되고, 크롬 테두리와 어우러져 3차원적 매력을 한층 더했다.
또한, 상부 그릴과 하부 그릴의 조화가 다이아몬드의 형상을 구현하여 차체를 더욱 낮고 넓어 보이게 함으로써 스포티한 느낌을 강화했다. 밝기와 집중도가 향상된 풀 LED 헤드라이트는 뉴 Q50의 첫인상을 더욱 강렬하게 만든다. 안개등의 서라운딩은 다크메탈릭 색상을 채택하여 지난 모델과의 차별성을 뒀다.
주력 모델에 더 힘을 실어 주는 전략 '마세라티, 뉴 기블리'
이탈리아의 하이퍼포먼스 럭셔리 카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는 마세라티는 페이스 리프트를 통해 고객 만족과 대중 선호를 동시에 잡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주인공은 마세라티의 효자 모델 '기블리(Gibli)'다.
마세라티 차량들은 대부분 2억원에 육박하는 초고가 모델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1억원 초반대의 기블리를 출시하며 마세라티는 '대중성'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기블리 출시 이전 마세라티의 연간 판매량은 6000대 수준이었지만 기블리가 출시된 2013년에는 두 배 이상인 1만5000대를 돌파하더니, 2014년에는 3만6000대, 2016년에는 4만2000대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최근 페이스 리프트 모델인 '2018 뉴 기블리'를 선보인 마세라티는 이번 페이스 리프트에 대해서 "소비자의 선택지를 높이고 디자인 감성을 충족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번 모델은 3분할 범퍼가 새로 장착된 점이 눈에 띈다. 휠 디자인을 바꿔 날렵한 이미지와 공격적인 느낌을 동시에 자아낸다. 전면 범퍼 일부와 사이드미러, 측면 차대 등에 카본 소재를 적용해 보다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줬다.
더불어 이번 페이스 리프트 모델에는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인 반자율주행 기능도 새롭게 적용됐다.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HAS)과 차선이탈 경보 장치(LDWS), 사각지대 충돌방지 시스템(ABSA) 등을 통해 보다 안전한 운전이 가능해졌다.
소비자 불만을 잠재우는 업그레이드 전략 '기아차, 뉴 소렌토R'
기아차의 뉴 소렌토R은 지난 여름 전격 실시 한 페이스 리프트에 힘입어 올해 중형 SUV 부문에서 1위가 거의 확실시 된다. 소렌토는 지난 11월 기준 7만6000대 이상 판매됐다. 기아차 측은 올해 소렌토의 약진 이유를 지난 8월에 실시한 페이스 리프트에서 찾고 있다.
소렌토는 페이스 리프트를 통해 디자인 보다 오히려 성능 및 안전 및 편의 사항을 크게 개선시켰다. 익스테리어에서는 크게 변화된 부분을 찾기 힘들지만 전장과 축거를 대형 SUV 수준으로 늘렸다.
또한, 변속기를 기존 6단에서 8단으로 늘려 소음, 진동을 줄임과 동시에 연비도 13.4km/ℓ(복합 연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뿐만 아니라 내수, 해외용 모델 차별 논란이 있어왔던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휠(R-MDPS)'을 공통 적용해 논란을 잠재웠다. 차로 이탈방지 보조시스템(LKA)과, 운전자의 부주의를 자동감지해 경고음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운전자 주의 경고 시스템(DAW)도 탑재되어 보다 안전한 주행을 가능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