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가성비 국산차 보다 높다
새 차를 구입한 소비자의 '비용 대비 가치' 평가에서 수입차가 국산차를 크게 앞섰다. 수입차의 압도적 우세는 2015년 디젤 게이트의 여파로 크게 줄었으나 금년에는 다시 커지는 추세이다. 수입차의 평균 가격이 국산차의 2배이며, 유지비용과 A/S 비용에 대한 우려가 큼에도 수입차에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됐다. 흔히 수입차를 사는 이유는 가성비 때문이라 한다. 하지만 성능이 우수해서라기 보다는 비용 측면에서 더 큰 가치가 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전문 조사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는 2012년부터 새 차를 구입한지 3년 이내인 소비자에게 실제 지불한 차량 가격, 옵션 가격, 연비, 유지비용, A/S 비용, 예상 중고차 가격 등 6개 측면과 이를 종합할 때 얼마나 만족하는지를 10점 만점으로 평가하게 한 후 '비용 대비 가치 만족도'(1000점 만점)를 산출해왔다.
지난 6년간의 평가 결과는 수입차에 대한 만족도가 국산차를 크게 앞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2014년과 2015년에는 45점 이상의 큰 차이가 있었으나, 2016년 디젤 게이트의 영향으로 대폭 줄었다가 다시 벌어지는 추세이다. 2017년에는 수입차의 비용 대비 가치가 614점으로 국산차 593점보다 21점 높았다. 흥미있는 것은 디젤 게이트로 인해 보유한 수입차의 가치는 크게 떨어졌으나, 국산차의 가치는 별로 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수입차에 큰 문제가 있다고 해서 국산차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이 평가는 차량 가격 등 6개 세부 항목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수입차의 가장 큰 강점은 연비에 있다. 연비 만족률(10점 척도에서 8점 이상을 준 비율)은 수입차 51%로 국산차(26%)의 2배에 달했다. 6개 항목 중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이외에 유지비용, 차량 가격, 옵션 가격에서도 7~10%의 큰 차이가 있었다.
특히 주목할 내용은 차량 가격에 대한 만족도이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수입차의 평균 가격은 6133만원으로 국산차 평균(3079만원)의 두 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입 가격에 대한 만족률은 수입차 30%, 국산차 20%로 수입차가 높았다. 수입차 구입자는 2배의 가격을 지불하고도 가격에 대해 더 만족했다. 자신이 구입한 수입차에 훨씬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지비용과 A/S 비용은 수입차에 대한 가장 큰 우려이다. 하지만 유지비용에 대한 만족률 역시 수입차 31%, 국산차 24%로 수입차가 높았고, 수입차의 가장 큰 약점으로 알려진 A/S 비용 만족률도 19%로 수입-국산 간에 차이가 없었다. 새 차 구입 3년 이내인 소비자에게 국산차는 비용 대비 가치 6개 측면 중 어디에서도 수입차를 앞서지 못했다.
이 조사결과는 자동차전문 리서치회사 컨슈머인사이트가 2001년 시작한 표본 규모 10만의 초대형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의 제17차 조사(2017년 7월 실시)로부터 나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