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장인정신 제대로 느껴지는 '마세라티, 르반떼 S'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이탈리아 대표 브랜드 마세라티와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르반떼 라인업 중 최상위 모델인 '르반떼 S'를 만났다. '지중해의 바람'이라는 뜻을 지닌 르반떼는 마세라티 역사상 최초의 SUV 모델로 작년 11월 국내 출시됐다.
출시 이후에는 올해 1월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도깨비'에서 주인공 공유의 차량으로 노출되면서 일명 '도깨비 차'로 알려져 시청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얻은 바 있다.
르반떼는 역동적이면서도 공기역학에 최적화된 쿠페 형태의 디자인으로 SUV 모델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공기저항계수 0.31을 실현했으며, 동급 최고 수준의 낮은 차체 설계를 구현하는 등 스포츠카 드라이버도 만족할 만한 최상의 퍼포먼스를 지향했다.
외관은 마세라티 브랜드 고유의 특색과 이탈리안 디자인의 미학적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스포티하면서도 럭셔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기존의 마세라티 모델에서 볼 수 없었던 신형 디자인의 헤드램프와 마세라티 고유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조화를 이룬 차량 전면부는 날렵하면서도 세련됐다. 상어의 코를 형상화한 마세라티 고유의 삼지창 로고가 새겨진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 측면 휀더에 자리 잡은 사다리꼴 형태의 에어 벤트, C필러에 새겨진 '세타(Saetta)' 로고 등 브랜드 시그니처 디자인도 적용돼 한 눈에 마세라티 모델임을 알아볼 수 있게 했다. 비스듬히 기운 뒷유리창과 유선형 디자인, 4개의 머플러 팁이 강조된 차량의 후면부는 고성능 스포츠카의 면모를 드러낸다.
마세라티가 내세우는 개인 맞춤형 실내 제작 서비스도 르반떼에 적용된다. 시트 가죽은 총 28개의 인테리어 색상 조합이 가능하며 대시보드, 핸들, 헤드라이닝 등 실내를 개인 취향에 따라 맞춤 주문할 수 있다. 실내 인테리어 패키지 옵션은 럭셔리 패키지와 스포츠 패키지 2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세련된 디자인과 기술이 반영된 다채로운 내외관 옵션을 조합할 수 있다. 마세라티의 희소가치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 '에르메네질도 제냐' 옵션은 럭셔리 패키지를 통해 선택할 수 있다.
'에르메네질도 제냐' 옵션을 선택한 시승차는 도어 패널과 시트 등받이 중앙, 루프 라이닝에 이탈리아 명품 슈트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실크 원단을 적용해 럭셔리하고 장인정신이 묻어난다. 센터페시아에는 터치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8.4인치 대형 LCD 모니터가 향상된 시인성과 함께 조작의 편의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조작은 터치뿐만 아니라 변속기 뒤에 위치한 두 개의 다이얼로도 가능하다. 두 개의 다이얼은 큰 원을 돌려 기능을 선택하고 작은 원을 돌려 음량을 조절해 주행 중 화면 조작을 위해 팔을 뻗을 필요가 없어 유용하다. 또한, 스마트폰 미러링과 더불어 애플의 카플레이,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 등 다양한 유저 인터페이스를 지원해 편의성도 높였다.
계기판은 주행에 필요한 각종 트립 정보를 운전자로 하여금 확인할 수 있게 했으며, 스티어링 휠과 변속기는 그립감도 좋다. 버킷 시트는 최고급 가죽 소재로 마감돼 있어 착좌감이 뛰어나고 조절은 자동이라 편리하다. LCD 모니터 아래에는 에어컨 조작 버튼이 위치하고 그 아래 트레이를 열면 AUX와 USB, SD 카드를 연결할 수 있는 포트가 있다.
뒷좌석은 전장 5005mm, 전폭 1970mm, 전고 1680mm, 축거 3004mm의 차체 크기로 성인 3명이 탑승하면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하다. 뒷좌석 윈도우와 리어 윈드실드에는 블라인드가 있어 별도의 틴팅을 하지 않아도 프라이버시 보호가 가능하다. 트렁크 공간은 580리터로 9인치 골프백 2~3개가 들어가며, 뒷좌석을 접으면 레포츠 용품이나 캠핑 용품 등을 넣을 수 있다. 전동식 트렁크 버튼은 문을 여닫을 수 있어 편리하다.
시승차인 르반떼 S는 3.0리터 V6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과 ZF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최고출력 430마력, 최대토크 59.1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5.2초에 불과하며, 최고속도는 시속 264km이다. 복합 연비는 리터당 6.4km(도심: 5.6km, 고속: 7.8km)이다.
강력한 엔진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 잠실에서 용인서울고속도로를 타고 용인 수지를 돌아오는 코스로 시승했다. 운전을 위해 탑승해보니 버킷 시트가 몸을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감싸준다. 이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엔진 소리가 웅장하게 뿜어져 나와 운전자로 하여금 달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잠실에서 용인서울고속도로까지 시속 60~80km로 주행했다. 주행해보니 시속 80km 정도의 속도에서 진동과 소음이 적고, 승차감도 편안하다. 또한, 미묘한 조작에서도 절묘하게 대응하고 오르막길에서는 힘이 넘치듯 올라간다. 과속 방지턱을 넘었을 때에는 서스펜션이 충격을 잘 흡수해 불편함이 없다. 도심 주행에서 엔진 회전수를 올릴 필요 없이 나긋한 주행이 가능하지만 본질은 역시 회전수를 높이고 엔진이 내는 음색을 즐기면서 역동적인 주행을 하는데 있다.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진입해서 주행해보니 시속 80~100km까지 가속 페달을 밟으니 강력한 힘 덕분에 차체를 가볍고 민첩하게 밀어내 밟는 만큼 속도가 나가고 힘이 넘친다. 진동과 소음도 적고 스티어링 휠(핸들)도 묵직해 안정적이다. 코너에서는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시켜 준다. 안정적인 주행은 에어스프링과 스카이훅 전자제어식 댐퍼가 적용된 서스펜션 시스템이 한몫한다. 이 시스템은 전륜에 더블 위시본, 후륜에 멀티 링크 타입을 채용해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가리지 않는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50:50의 전후 무게 배분을 통해 역동적이면서도 정교한 핸들링을 구현했으며, 토크 벡터링 시스템을 바탕으로 거친 길에서도 뛰어난 승차감과 핸들링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준다.
특히 스포츠 모드로 선택하고 시속 100km 이상으로 주행해보니 엔진음은 더 웅장하면서 날카로워지고, 속도는 거침없이 올라간다. 또한, 서스펜션은 더 단단해지고 브레이크도 더 민첩하게 반응해 고속에서도 안정적이다. 좀 더 과감하게 가속 페달을 밟으니 웅장하고 거친 엔진음과 함께 운전자를 시트에 파묻히게 한다. 시속 100km 이상 고속에서는 스티어링 휠에 있는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서 수동 변속으로 주행하면 시프트 업과 다운이 확실해 더 빠른 변속할 수 있어 역동적이다. 이후 용인서울고속도로를 빠져나와 헤어핀에 가까운 코너에서는 SUV이지만 의도한 궤적보다 바깥으로 밀리는 현상인 언더스티어가 일어나지 않아 안정적이다.
르반떼는 2가지 가솔린 모델과 1가지 디젤 모델 등 총 3가지 라인으로 판매되며,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기본형을 기준으로 르반떼 디젤 1억1000만원, 르반떼 1억1400만원, 르반떼 S 1억4600만원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