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회 골든글로브 2관왕의 영화 ‘로마’, 잔잔함을 감싸는 독보적인 미장센 영화
1970년대 멕시코시티 내 로마 지역을 배경으로 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로마'가 제76회 골든글로브에서 감독상과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나를 키워낸 여성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담아 이 영화를 만들었다”라고 밝힌 알폰스 쿠아론 감독의 영화 ‘로마’는 한 중산층 가족의 젊은 가정부인 클레오(얄리차 아파리시오 분)의 시선으로 삶의 변화를 잔잔하게 담아낸 영화다.
무엇보다 흑백화면으로 전개되는 이 영화는 장면마다 다양한 의미의 미장센을 담고 있다. 스토리의 잔잔한 지루함을 미장센으로 감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총 놀이를 하던 주인집 아이가 자신은 죽었다며 바닥에 눕자, 빨래하던 클레오가 같이 누우면서 하는 말이다.
“죽는 것도 나쁘지 않네”
빨래에서는 물이 떨어지고 있고, 다른 집들의 옥상에서는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빨래를 하는 배경으로 클레오와 한 아이가 아무런 말도 없이 누워있는 이 장면은 ‘쉼’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또한, 극 초반에 큰 차에 비해 좁은 주차장에 조심스럽게 주차를 하는 주인집 남자, 극 중반에는 주차장에 차를 심하게 긁으며 주차를 하는 주인집 여자, 그리고 마지막에는 작은 차로 바꾸며 주차장에 차를 대는 주인집 여자 등 감독은 심리의 변화를 미장센으로 설명하고 넘어가는 장면이 영화 속 곳곳에 숨어 있다.
영화 ‘로마’는 한 가정이 불안감에 빠졌다가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삶의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평안한 삶이란 무엇인지, 잔잔하게 보여준다.
작년 12월 일부 영화관에서 개봉하고, NETFLIX를 통해 만날 수 있는 영화 ‘로마’는 중간의 미장센으로 전체 스토리의 지루함을 견뎌내면 짜릿한 마지막의 감동이 다가오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