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에 밀리지 않는 '동네빵집'
90년대 중후반부터 급증한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에 밀려나는 듯했던 각 지역의 동네빵집이 최근 핫플레이스로 재조명받고 있다. 이런 동네빵집들은 차별화된 맛과 품질로 SNS 등을 통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품목은 적지만 개성 넘치는 빵으로 사랑 받고 있는 각 지역의 동네빵집을 알아보자.군산 이성당
‘이성당’은 1945년 군산에서 문을 연 빵집으로,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빵집이다. 오랜 세월 동안 특색있는 메뉴로 사랑받아 온 이성당은 지난 2006년부터 밀가루 대신 100% 쌀가루 반죽을 사용해 빵을 만들며 더욱 주목받았다.
대표 메뉴인 ‘단팥빵’은 얇고 차진 빵 피와 묵직할 정도로 풍성한 팥소가 돋보이는데, 빵을 가득 채운 달콤한 팥소의 중량이 단팥빵 전체 중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다. 게다가 쌀가루 반죽을 사용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눅눅해지지 않는다.
이성당은 양배추, 양파, 당근 등 각종 야채로 속을 채운 ‘야채빵’으로도 유명하다. 다른 빵집과 달리 야채 소를 넣은 크로켓을 오븐에 구워내 아삭아삭한 야채의 식감을 최대한 살려낸 것이 특징이다. 이성당은 전국구적인 인기에 힘입어 지난 2014년 서울에도 매장을 내는 등 입지를 넓혀가고 있으며, 고유의 맛과 향을 유지하기 위한 연구도 지속하고 있다.
대구근대골목단팥빵
‘대구근대골목단팥빵’은 옛날식 단팥빵의 맛을 현대적으로 재현해 낸 ‘모단단팥빵’과 ‘생크림 단팥빵’으로 전국에 단팥빵 열풍을 일으킨 대구 명물 빵집이다.
모단단팥빵은 매일 직접 끓여 만든 신선한 팥소를 사용하는데, 단맛이 강하지 않은데다 팥 알갱이와 견과류의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생크림 단팥빵은 대구근대골목단팥빵 특유의 팥소와 달콤하고 부드러운 생크림의 조화가 돋보이는 제품이다. 빵을 반으로 나누면 생크림이 금방이라도 넘칠 듯 가득 들어있는 모습에 매료된 소비자들이 ‘비주얼빵’이라는 애칭을 붙여주며 SNS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부산 옵스베이커리
‘옵스베이커리’는 부산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하는 빵집으로 손꼽히는 명물 빵집이다. 1989년 남천동의 작은 동네 빵집으로 시작한 옵스는 오래전 가게 옆에 생긴 대형 프랜차이즈와 승부를 벌여 꿋꿋이 살아남았다는 무용담도 전해질 정도다. 빅사이즈 슈크림빵과 ‘학원전’이라는 이름의 진한 카스텔라빵이 대표 메뉴다.
슈크림빵은 일반 빵집에서 파는 슈크림빵 2~3개를 합쳐놓은 듯한 거대한 사이즈가 특징이다. 일반 성인 남성 주먹 크기와 비슷한 옵스 슈크림빵은 고소하게 구워낸 슈 안에 최상급 바닐라빈을 사용한 부드러운 바닐라 커스터드 크림을 듬뿍 넣어 만든다. 슈크림빵을 한 입 베어 물때마다 커스터드 크림이 넘치듯이 흘러나올 정도다. ‘학원전’은 아이들이 학원 가기 전에 먹는 빵이라는 뜻으로, 계란과 경주산 토함꿀을 넣어 깊은 단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돋보인다.강릉 빵다방
‘빵다방’은 연초 방송 프로그램에서 고소한 콩가루를 듬뿍 뒤집어쓴 ‘인절미 빵’을 선보이며 화제에 올랐다. 인절미빵은 겉은 쫄깃하면서 안은 달콤하고 부드러운 콩크림이 가득 들어있어 떡을 좋아하는 중장년층부터 새로운 맛을 선호하는 젊은 층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다.
인절미빵은 콩크림이 빵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빵을 반으로 잘랐을 때 뿜어져 나오는 비주얼도 압도적이다. 강릉 본점에는 인절미빵을 사기 위해 문 열기 전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전국 각지에서 택배 문의가 끊이지 않을 정도다. 빵다방은 떡 같이 쫄깃한 식감을 만들기 위해 익힌 찹쌀가루 반죽을 올리브유에 숙성시킨 특별한 반죽과 달걀이 아닌 콩물을 사용해 빵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인절미빵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강릉 빵다방은 사람들이 늘면서 지난 9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도 입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