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룸' 영혼체인지가 특별한 이유 / 사진: tvN '나인룸' 제공

최근 '나인룸'이 화제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희선과 김해숙의 명품 연기에 지영수 PD의 감각적인 연출이 더해지며, 많은 명장면을 탄생시켰고, 향후 시청률이 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
매주 토, 일 밤 9시 방송되는 tvN '나인룸'은 희대의 악녀 사형수 장화사(김해숙)와 운명이 바뀐 안하무인 변호사 을지해이(김희선), 그리고 운명의 열쇠를 쥔 남자 기유진(김영광)의 인생리셋 복수극이다.
극 중 김희선은 승소율 100%의 안하무인 '변호사 을지해이'에서 '사형수 장화사'로, 김해숙은 희대의 악녀 '사형수 장화사'에서 '변호사 을지해이'로 영혼이 뒤바뀌게 된다.

사진: tvN '나인룸' 방송 캡처

김희선과 김해숙의 극과 극 영혼체인지는 단숨에 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불러들였다. 두 사람은 각각 '장화사', '을지해이' 캐릭터의 극적인 변화를 온몸으로 연기해냈다.
먼저 김희선은 안하무인이지만, 세련되고 도시적인 매력의 을지해이의 모습을 연기하다가, 영혼이 바뀌고 난 뒤에는 1980년대로 회귀한 듯한 촌스러운 스타일링을 시도했으며 '기사 양반' 등 구수한 말투를 사용하는 장화사의 모습까지 완벽하게 소화했다.
김해숙은 을지해이의 영혼이 몸에 들어오자, 온몸으로 현실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배식된 밥을 받자 이를 집어 던지며 "이딴걸 누가 먹냐"고 도도한 말투로 소리를 질렀으며, 조소 섞인 웃음은 상대방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장화사의 영혼이었다면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

이처럼 김희선과 김해숙은 영혼이 바뀌기 전과 후를 기점으로 말투는 물론 눈빛까지 서로의 캐릭터에 완벽하게 빙의 된 연기를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두 사람은 서로의 연기톤을 철저히 분석했고, 그 결과 점점 극한으로 치닫는 감정 연기에서 더욱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했다. 이에 앞으로 영혼이 바뀐 채 전개될 두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특히 김희선과 김해숙의 영혼체인지가 특별한 것은, 기존 드라마들이 주로 로맨스 장치로 영혼체인지를 이용한 것과 다르다는 점이다. 주로 영혼체인지 드라마 작품들은 남여주인공이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거나, 사랑을 위해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김희선과 김해숙의 영혼체인지는 로맨스의 주요 소재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확실한 차별점이 된다.

또한, 배우들의 연기만 호평을 얻은 것이 아니다. 연기를 돋보이게 만드는 영화 같은 연출 역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좋은 극본과 명품 연기, 감각적인 연출까지 더해진 '나인룸'은 단 2회 만에 수많은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먼저 김희선이 영혼체인지를 자각하는 모습은, 그의 충격적인 감정을 화면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해당 장면은 김해숙의 목소리와 함께 누군가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시작된다. 이내 쓰러져 있는 김해숙과 놀라움이 서린 김희선의 얼굴을 순차적으로 담아냈고, 보는 이들을 소름 돋게 했다.
또한, 김희선과 김해숙이 교차되며 춤을 추는 모습 역시 잊지 못할 장면 중 하나다. 김희선은 34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온 장화사의 감정을 표정에 담고 애절한 춤사위를 이어 갔으며, 김해숙은 죄수복을 입은 채 날고 싶었던 심정을 처연한 춤으로 표현했다. 두 사람이 동시에 장화사의 감정을 섬세하게 짚어낸 장면이다.
한편 내일(13일) 방송되는 3회부터는 영혼이 뒤바뀐 김희선과 김해숙의 본격적인 영혼 복수극이 시작되는 만큼, 극의 강약을 오가며 베테랑 연기자의 힘을 보여줄 두 배우의 열연에 기대감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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