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vs. 영화] 진격의 거인
‘진격의 거인’은 식인거인이 지배하는 공포의 세계에서 끝까지 저항하는 인류의 모습을 담은 일본 만화다.
갑자기 나타난 식인 거인으로 인해 전멸하다시피 한 인류는 견고한 삼중의 벽을 둘러쌓고, 그 안에서 100년 동안 위태로운 평화를 이어왔다. 하지만 어느 날, 초대형 거인에 의해 벽이 무너져 도시는 순식간에 폐허가 되어 버린다. 거인의 습격은 사람들이 벽 안쪽으로 후퇴하는 것으로 일단락되었지만, 인류는 다시 한번 인간의 무력함을 느끼며 극한의 공포와 절망에 빠져든다.
한편, 훈련병단에 자원입대한 에렌은 어느 순간 자신이 그토록 증오하던 거인으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거인으로 변한 에덴의 활약과 수많은 이의 희생으로 인류는 거인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하나둘 알게 되고, 거인에게 감추어져 있던 수수께끼가 서서히 벗겨지게 된다. 과연 거인의 정체는 무엇이며, 인류는 거인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인가?
2009년 10월 첫 연재 시작한 만화 ‘진격의 거인’은 거친 그림체와 수위 높은 잔인한 묘사에도 불구하고, 방송과 인터넷 등에 수많은 패러디물이 쏟아질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이어왔다.
독특한 소재와 탄탄한 스토리, 긴장감 넘치는 전개가 맞물려 사람들을 매료시킨 만화는 탄탄한 마니아층을 기반으로 애니메이션, 영화 등 다양한 변형을 선보이며, 진정한 원 소스 멀티 유즈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아직도 연재 중인 만화 ‘진격의 거인’은 지금까지 2기의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2편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2편의 실사영화로 제작되었으며, 2018년 7월에는 NHN에서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3기가 방영될 예정이다.
‘진격의 거인’은 다양한 매체로 제작된 만큼 취향에 맞게 다양하게 골라 즐길 수 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똑 닮아 있어 어느 것을 선택해도 상관없다. 애니메이션은 TV 시리즈와 극장판도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만화의 그로테스크한 그림체가 거북한 이들은 완성도 높은 그림체를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훨씬 보기 편할 수 있다.
하지만 실사 영화를 볼 예정이라면, 한 가지 사실을 꼭 기억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실사 영화는 만화의 인물과 배경만 차용했을 뿐, 원작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라는 것이다.
원작을 생각하면 영화는 재앙 수준이다. 극의 배경부터 인물 설정까지 모든 것을 바꿔버린 영화는 ‘왜 굳이 각색했나’라는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하며, 실사화된 거인의 경이로운 모습을 뺀 모든 점에서 실망을 안겨준다. 특히 에렌과 미혼모 훈련병의 러브신 등 내용과는 전혀 관련 없이 삽입된 뜬금없는 장면들은 영화를 원작에 누를 끼치는 삼류로 낙인찍게 한다.
‘진격의 거인’은 어디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담아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처음 접한다면 ‘애니메이션’이 가장 무난하다. ‘만화’는 최소 2권 이상 읽어야 매력이 드러남을 기억하기 바라며, 실사 영화는 굳이 고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