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당? 오해? 남자를 상처받게 한 영화 속 ‘나쁜 여자’
‘위대한 개츠비’ – 데이지
사랑했던 사람을 버리고 부자 남편과 결혼한 데이지. 그녀는 재력을 갖추고 돌아와 변함없는 사랑을 바치는 옛 애인 개츠비에게 빠져들지만, 사랑만을 좇는 맹목적인 개츠비와 달리 사랑에 올인하지 못한다. 데이지는 자신이 일으킨 사고를 뒤집어쓰고 죽은 개츠비를 끝내 외면하며 나쁜 여자의 끝을 보여준다.
‘봄날은 간다’ - 은수
“라면 먹고 갈래요?”라는 밀당계의 명대사를 남긴 은수는 상우와 거침없이 사랑을 나누지만, 결혼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표정을 바꾸고 상우를 밀어낸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묻는 상우에게 그저 “헤어져”라며 모르쇠로 일관한 은수는 밀당의 고수이자 나쁜 여자로 회자되고 있다.
‘건축학개론’ - 서연
아름다운 외모와 청순함으로 뭇 남성들을 설레게 한 서연. 아끼는 CD를 빌려주고, 이사한 집에 제일 먼저 초대하는가 하면, 첫눈이 오는 날 만나자는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이는 등 서연은 미묘한 행동들로 승민을 흔들어 놓지만, 결국 승민보다 잘 생기고 부유한 선배를 선택해 순수했던 승민의 연심을 짓밟아놓는다.
‘일루셔니스트’ - 앨리스
스코틀랜드의 한 술집에서 일하던 가난한 소녀 앨리스는 공연하러 온 늙은 떠돌이 마술사를 몰래 따라나선다. 그의 마술이 현실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마술사는 무작정 쫓아 온 앨리스로 인해 당황하지만, 야간 아르바이트와 원치 않는 상점 세일즈까지 하며 그녀의 꿈을 깨트리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앨리스는 쉽게 얻어진 마술 같은 현실에 도취해 점점 더 허영에 물들어가고, 마술사는 젊은 남자와 밀애를 시작한 앨리스에게 "마술은 없다"고 쓴 쪽지와 돈뭉치를 남기고 사라진다. 앨리스가 마술사에게 준 상처는 의도한 것이 아닌 무지한 탓이었지만, 마술사의 배려와 헌신을 이용해 자신의 욕망을 채워간 그녀는 나쁜 여자임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