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SBS TV시리즈 '아기공룡 둘리' 스틸컷

어느 날, 한강으로 떠내려온 빙하에서 깨어난 둘리는 초능력을 가진 아기공룡으로 서울 쌍문동에 사는 고길동의 집에 얹혀살게 된다. 둘리는 밥을 축내는 군식구라는 이유로 길동에게 갖은 구박을 받고 산다. 하지만 둘리의 정체를 알았더라면 고길동은 둘리에게 함부로 폭력을 행사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얀 혀를 쑥 빼고 다니는 귀여운 모습이지만, 사실 둘리는 사납기로 유명한 육식공룡 케라토사우루스이기 때문이다.
케라토사우루스(Ceratosaurs)는 콧등과 이마에 과시용 뿔이 있어 ‘뿔 난 도마뱀’이라는 뜻의 이름을 얻은 쥐라기 후기의 거대 육식공룡이다. 케라토사우루스의 몸길이는 6m에서 최대 8m로 몸에 비해 큰 머리가 특징이며, 강한 턱과 날카로운 이빨, 날카로운 발톱이 달린 짧은 앞다리와 튼튼한 뒷다리 등 사냥하기 좋은 골격을 갖고 있다. 학자들은 케라토사우루스가 무리를 지어 사냥하고, 자기보다 몸집이 큰 공룡도 공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재미있는 건 둘리의 엄마는 ‘케라토사우루스’가 아닌 목이 긴 초식공룡 ‘브라키오사우루스’라는 것이다. 이는 몇 년을 걸려 연재를 하다 보니 둘리가 육식공룡인 것을 깜빡한 작가의 실수 때문으로, ‘아기공룡 둘리’의 작가 김수정은 동아일보 인터뷰를 통해 “그래서 아직까지 둘리 아빠를 등장시키지 못하고 있다. 혼자서 둘리가 양자라고 할까, 알이 바뀌었다고 할까, 만화라고 출생을 비밀이 없으라는 법 있나 이렇게 궁핍한 변명을 찾곤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브라키오사우루스(Brachiosaurus)는 웬만한 육식공룡은 공격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만한 거대 초식공룡으로, 25m에 달하는 몸길이와 최소 25톤 이상의 몸무게, 16m에 이르는 긴 목이 특징이다. 브라키오사우루스의 이름은 앞다리가 뒷다리보다 긴 것에서 유래한 것으로 ‘팔 도마뱀’이라는 뜻이다.

홈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