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본섬 나하시(那覇市) 서쪽 동중국해에 떠 있는 섬들로 이루어진 게라마 제도(慶良間諸島)는 바다거북과 수많은 산호가 서식하는 바다의 국립공원이다. 아름다운 바다와 풍부한 자연, 그리고 여유로운 시간이 방문객을 사로잡고 있다.

게라마 제도, 나하시에서 고속선으로 35분 떨어진 별천지

2014년 일본에서 3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오키나와현 게라마 제도는 크고 작은 20여 개 섬과 수많은 암초로 이루어진 ‘바다의 국립공원’이다.

게라마 제도는 나하시에서 서쪽으로 약 40km 떨어져 있으며, 도카시키섬(渡嘉敷島), 자마미섬(座間味島), 아카섬(阿嘉島) 등 인근 섬까지는 고속선이나 페리로 이동 가능하다. 국립공원 지정에 맞춰 아카섬, 자마미섬, 그리고 도카시키섬을 연결하는 배편이 생겨 3개 섬 일주 여행도 가능해졌다. 나하공항에서 도마리항구(泊港)까지 버스로 25분, 도마리항구에서 고속선으로 도카시키섬까지는 약 35분, 아카섬과 자마미섬까지는 50분~60분 정도 걸린다.

나리타공항을 비롯해 일본 전국 주요 공항에는 나하공항까지 직항편이 다수 있다. 배편이 늘어나는 7~8월과 9월 주말, 하네다공항에서 아침 8시에 출발하면, 오후 2시쯤에는 풍부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게라마 제도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게라마 블루’라 불리는 아름다운 바다를 만끽


많은 섬에서 아름다운 바다를 즐길 수 있는 오키나와에서도, 게라마 제도의 바다는 특히 아름답다. 세계 굴지의 투명도를 자랑하는, 그 투명한 아름다움 때문에 ‘게라마 블루’라 불리며 세계 각국의 다이버들에게 동경의 대상이다.

게라마 제도의 해수욕장 개장은 4월 중순이다. 인근 바다는 겨울에도 평균수온이 20도로 거의 일 년 내내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게라마 제도에서는 바다 카약(Sea Kayak), 스노클링, 다이빙, 그리고 서프보드 위에 서서 타는 스탠드업 패들보드(Stand up paddle board) 등 다양한 액티비티 체험이 가능하다. 또한, 무인도에 건너가 액티비티를 즐기는 투어도 인기 있다. 장비는 빌릴 수 있으며, 해양스포츠가 처음인 사람도 전문 인솔자를 통해 즐길 수 있다.

게라마 제도에는 약 30곳의 다이빙 포인트가 있다. 바닷속 지형이나 조수의 흐름이 다양해, 초급에서 상급까지 레벨에 맞는 포인트에서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라이선스 없이 가능한 체험 다이빙도 있으니, 희망자는 아래 사이트를 확인해 다음 휴가 계획을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

진귀한 바다 생물과의 만남

- 바다거북과 헤엄치다 -

게라마 제도는 다른 곳보다 더 자주, 바다거북과 함께 헤엄치는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오키나와 바다에는 푸른바다거북, 붉은바다거북, 대모거북 등 3종류 거북이 서식하며, 5~8월에 자마미섬 해변에 알을 낳는다.

바다거북은 얕은 바다에서 자라는 해조류를 좋아한다. 썰물 시간, 수심 2m 정도의 얕은 바다에 바다거북이 자주 나타난다. 자세한 것은 방문지 마린숍 직원에게 물어보자.


갓 부화한 아기 푸른바다거북

- 형형색색 아름다운 산호에 감동 -

게라마 제도는 희귀 암초산호 서식지로, 전 지역이 습지 관련 국제조약인 람사르 협약에 등록되어 있다. 일본에서 확인된 400종류의 산호 중에서 약 60%인 248종류가 이곳에 서식하고 있다. 해안가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진 바닷속에 다양한 산호와 다채로운 색깔의 열대어를 볼 수 있는 것도 게라마 제도의 매력이다. 스노클링 초심자나 어린이도 체험 가능하다.

산호초를 보호하기 위해 섬 주민들은 인력과 시간을 들여 산호를 해치는 불가사리와 조개를 퇴치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바다거북과 함께 헤엄치는 즐거움을 이어나가기 위해, ‘바다거북과 산호, 손으로 만지지 않기’ 등의 규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산호의 산란은 5~6월 보름달 전후

섬에 사는 동물과의 만남

게라마 사슴이 사람에게 다가오는 경우가 있다. 사슴을 만지거나 먹이를 주는 것은 금지이니 주의하자.

천연기념물인 게라마 사슴은 아카섬(阿嘉島), 후카지섬(外地島), 게루마섬(慶留間島), 야카비섬(屋嘉比島) 등 4개 섬이 서식지이다. 번식기에는 바다를 헤엄쳐 다른 섬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 일몰 시간대 해변이나 섬 안쪽 도로 등 여러 곳에 게라마 사슴이 자주 나타난다.

여유롭게 즐기는 외딴섬에서의 휴일

도카시키섬의 아하렌 비치


자마미섬의 후루자마미 비치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이드북에서 높은 평가를 얻고 있는 자마미섬의 후루자마미 비치(古座間味ビーチ), 새하얀 모래사장이 800m나 계속되는 도카시키섬의 아하렌 비치(阿波連ビーチ) 등, 게라마 제도는 아름다운 해변의 보고이다. 상쾌한 바닷바람을 쐬며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거나, 시간에 따라 표정이 바뀌는 바다를 바라보는 것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외딴섬만의 특권이다.

아카섬

게라마 제도의 섬 지형은 의외로 기복이 많다. 각 섬에는 전망대가 있으며, 날씨가 맑은 날에는 멀리 떨어진 섬이나 오키나와 본섬까지 볼 수 있다. 또한, 가장 큰 도카시키섬도 일주하는데 오토바이로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자전거를 빌려 산책 기분으로 섬 주변을 둘러보자.

자마미섬에서 나하항구 앞바다까지 매년 사바니 레이스가 열린다. 사바니는 예로부터 오키나와에서 어업과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던 ‘노 젓기 배’이다. 2017년은 7월2일 개최 예정.

게라마 제도는 1429년부터 1879년까지 오키나와와 중국을 연결하는 교역 루트였다. 산호로 만든 돌담이나 붉은색 기와 건물이 인상적인 자마미섬의 다카라 저택(高良屋敷) 등, 당시의 모습이 곳곳에 남아 있다.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오키나와 옛 왕국인 ‘류큐(琉球)’ 문화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것도 게라마 제도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게라마 제도 섬 전체 인구는 약 1,600명이다. 대형 쇼핑시설도 호화 리조트도 없는 소박한 섬이지만, 방문객을 매료시키는 무엇인가가 있다. 게라마 제도를 방문해 그 이유를 직접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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