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읽을만한 책] 과식의 심리학
키마 카길 저/강경이 역 | 루아크
먹거리가 새삼 주목받고 있는 세상이다. ‘쿡방’이나 ‘먹방’과 같은 영상 콘텐츠가 누구에게나 친근하고 편안한 먹거리라는 아이템을 통해 끊임없는 화제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난 음식과 요리에 대한 출판 콘텐츠도 이러한 먹거리 전성시대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먹는 게 남는 것이다”라는 과거 어려웠던 시절의 먹기에 대한 교훈이 이제는 “남은 것은 먹는 것 밖에 없다”라고 할 만큼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이자 마지막인 지상 과제처럼 되어버렸다. 그런데 이 책은 거기에 의문을 제기한다. 책의 원제는 ‘The Psychology of Overeating: Food and the Culture of Consumerism’이다. 요즘 보기 드물게, 먹거리 소비 문화의 감춰진 이면과 민낯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가져온 과식의 이슈가 결코 개인의 먹고자 하는 생물학적 본능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점을 다양하고 깊이 있는 접근을 통해 살펴보고 있다.
책은 과식의 원인을 이해하기 위해 심리학, 철학, 경제학, 신경내분비학, 역사학, 노동문제, 정부 규제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며, 먹거리 전성시대에 단순한 먹거리의 노예가 아닌 진정한 먹거리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건강한 시선과 생각을 이야기한다.
역설적이게도, 먹거리와 함께 비만 관리에 관한 정보도 많고, 심지어 “먹기 위해 살을 뺀다”고 하는 세상인지라, 책을 대하며 비만에 이르지 않도록 많이 안 먹게 알려주는 가벼운 심리학 책으로 여길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책은 ‘비만=과식’이 꼭 성립하지는 않는다며, 이 시대 과식에 대한 균형 잡힌 통찰을 객관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과식을 하지 않게 하는 표면적 행동강령이 아닌, 과식을 왜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 이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 추천자: 이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