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의 발칙한 야구이야기] 10월 22일, 프로야구 소식 '식어버린 방망이와 함께 빨간불 켜진 LG'
7회말 2사 후에 6번 타자 박석민이 타석에 들어섰다. 주자는 1루. 볼넷을 골라 출루한 테임즈가 1루에 있었다. 처음 두 개의 스트라이크를 흘려보냈던 박석민은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휘둘러 두 개의 파울을 만들었다. 그리고 1B2S에서 LG 선발 투수 허프의 6번째 공을 받아쳤다. 타구는 좌측을 향해 날아갔고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0의 행진에 종지부를 찍는 투런홈런이었다.
딱 한 방이었다. 2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한국 프로야구(KBO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NC가 7회말 터진 박석민의 투런포에 힘입어 기분 좋은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호기롭게 기아와 넥센을 격파하고 플레이오프까지 올라온 LG는 1차전의 충격적인 역전패에 이어 2차전까지 내주면서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됐다.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두 팀은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LG 허프와 NC 스튜어트가 선발 맞대결을 펼친 이 경기에서 두 선수는 똑같은 97개의 공을 던졌다. 허프는 7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켰고 스튜어트는 7.1이닝을 마운드에서 버텨냈다. 허프는 4개의 안타만 허용했고 스튜어트는 2개의 안타만 맞았다. 그럼에도 두 투수의 희비를 가른 것은 박석민의 홈런 한 방이었다.
1회 3명의 타자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난 LG와 달리 1회부터 3회까지 선두 타자를 내보냈던 NC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1회 박민우의 안타 후 다음 타자들이 모두 외야 플라이로 물러났고 2회에는 권희동의 병살타가 나왔다. 3회에는 희생번트로 주자를 2루까지 보냈으나 기다렸던 후속타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4회까지 5개의 삼진을 빼앗겼던 LG는 5회초 1사 후에 채은성의 2루타로 모처럼 득점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양석환의 삼진에 이어 유강남이 내야 땅볼로 물러났고, 6회에는 선두 타자 손주인이 좌전 안타로 출루했으나 김용의의 희생 번트에 이어 이천웅과 박용택이 각각 중견수 플라이와 삼진으로 물러나 기회를 살리지는 못 했다.
LG는 9회초에도 1사 후에 이천웅의 안타와 함께 반격을 시도할 듯 보였으나 믿었던 박용택이 내야 땅볼에 그쳤고 히메네스의 좌전 안타 후에는 오지환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고 그대로 무릎을 꿇어야 했다. 1차전에서 안타 3개에 불과했던 LG는 2차전에서도 4안타에 그치면서 방망이 회복이라는 쉽지 않은 과제를 떠안게 됐다.
양 팀은 자리를 옮겨 24일 잠실에서 3차전을 치르게 된다.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린 LG로서는 3차전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아니 한 경기라도 내줄 경우 탈락하게 되므로 매 경기 결승전을 치르듯 임해야 한다. 1차전 선발 투수 소사에 이어 2차전 선발 투수 허프도 제 몫을 다해주었다. 1차전에서 불펜의 난조가 있었지만 그보다는 식어버린 타격의 회복이 먼저다. 투수만으로는 지지 않을 수 있어도 결코 이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