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의 발칙한 야구이야기] 10월 14일, 프로야구 소식 '에이스와 함께 반격에 나선 넥센'
1차전부터 꼬이면서 2차전마저 쉽게 풀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앞섰다. 에이스를 내지 않고 1차전을 잡은 후 에이스를 앞세워 2차전마저 잡겠다는 계산에 차질이 생겼다. 에이스를 아끼다 1차전을 내준 다음 자칫 에이스가 출격한 2차전마저 내줄지도 모르게 생겼다. LG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둔 넥센 히어로즈 이야기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밴헤켄이 에이스의 품격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1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넥센 선발 투수 밴헤켄은 7.2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켰다. 26명의 LG 타자들을 상대하며 102개의 공을 던졌고 피안타 3개와 사사구 1개로 1실점에 그쳤다. 밴헤켄이 있었기에 넥센은 1차전의 타격 부진으로 LG에게 쫓길 수 있었던 시리즈의 흐름을 돌려놀 수 있었다.
밴헤켄은 8회초 2아웃까지 잡은 뒤 마운드를 김세현에게 넘겼다. 그때까지 무실점이었던 밴헤켄은 김세현이 대타 서상우에게 적시타를 맞음에 따라 1실점을 기록하게 됐다. 밴헤켄의 무실점을 지켜내지 못한 김세현은 9회초 1번 타자 김용의, 2번 타자 이천웅, 3번 타자 박용택 등 LG 세 명의 타자들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워 속죄했다.
마운드가 안정되자 부진했던 타격도 살아났다. 11안타를 치고도 영패를 면치 못 했던 1차전과 달리 2차전에서는 10안타로 5점을 뽑아냈고 LG 선발 투수 우규민을 4회 원아웃에서 내려보냈다. 더 다그쳐서 이동현, 봉중근 등이 올라온 LG 불펜을 상대로 추가점을 얻어내지 못한 아쉬움은 없지 않지만 득점권에 주자를 두고 타자들이 자신감을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수확이었다.
반면, 1차전의 승리로 살아난 분위기를 2차전까지 이어가지 못한 LG는 3차전에 대한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게 됐다. 2차전에서 이동현과 봉중근이 각각 2.1이닝씩을 맡아 무실점을 막아냈고 그동안 무안타로 침묵하고 있던 히메네스가 2루타로 부활 조짐을 보였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잠실로 장소를 옮겨 3차전과 4차전 경기를 치른다는 점도 희소식이다.
이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유리한 팀도 없고 불리한 팀도 없다. 3번을 이긴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되는 것과 달리 이제는 2번을 이겨야 올라갈 수 있다. 1차전과 2차전의 양상이 전혀 반대로 나타났다는 점도 어느 누구의 일방적인 우세를 점칠 수 없게 만든다. 넥센에서는 신인왕 수상이 유력한 신재영이 선발로 나서고 LG에서는 메이저리그 출신 허프가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