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김도광

LG 3번 타자 김용의가 임창용에 이어 기아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지크의 두 번째 공을 받아쳤다. 타구는 중견수 방향으로 날아갔고 전진 수비를  펼치던 중견수 김호령이 열심히 쫓아가 공을 받아냈다. 그리고는 뒤돌아서 힘차게 홈으로 공을 뿌렸다. 그러나 3루 주자 황목치승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9회초까지 팽팽했던 0의 균형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LG가 기아를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올랐다.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2차전에서 LG는 9회말 1사 만루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김용의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올려 천신만고 끝에 승자가 되었다. LG 선발 투수 류제국은 8이닝 동안 사사구 6개를 허용하기는 했어도 단 1안타에 머물며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기아 선발 투수 양현종 역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 경기에서 MVP로 선정된 류제국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기아 선발 양현종과의 맞대결에서 이긴 적이 없어서 오늘은 어떻게든 이겨보고 싶었다. 내가 점수를 안 주면 해볼만 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류제국이 허용한 1개의 안타는  6회초 기아 3번 타자 필에게 맞은 2루타였다. 류제국은 3개의 볼넷과 3개의 몸에 맞는 공으로 포스트시즌 최다 사구 타이까지 기록했으나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류제국의 호투에도 LG는 좀처럼 점수를 만들어내지 못 했다. 1회와 3회에 선두 타자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3회에는 무사 1, 2루와 1사 2, 3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는 못 했다. 히메네스의 중전 안타로 시작된 4회와 오지환의 안타와 3루수 실책으로 득점권까지 진루했던 6회에도 무득점으로 이닝을 마쳐야 했다.

8회에는 선두 타자 박용택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포문을 열고 히메네스의 땅볼 때 3루로 진루한 후 오지환의 몸에 맞는 공으로 1사 1, 3루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채은성의 타구가 3루 땅볼에 그치면서 3루 주자 김용의가 객사한데 이어 양석환의 안타성 타구가 우익수 노수광의 그림 같은 호수비에 걸리면서 득점에 실패하고 말았다.

좀처럼 득점이 나지 않던 승부는 9회에서야 갈렸다. 선두 타자 정상호가 우전 안타와 대주자 황목치승의 도루, 손주인의 고의4구와 서상우의 우전 안타로 1사 만루 끝내기 기회를 잡은 LG는 8회 3루에서 홈으로 뛰어들다 객사한 김용의가 외야로 타구를 날려 이날 경기에서 나온 유일한 타점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비록 패하기는 했어도 기아의 최선을 다한 플레이는 박수받아 마땅했다. 8회 우익수 노수광은 양석환의 안타성 타구를 슈퍼 캐치로 잡아냈고, 9회에는 포수 한승택이 문선재의 번트 타구를 열심히 쫓아가 잡아내기도 했다. 또한, 전진 수비를 펼치던 김호령은 어차피 잡아도 3루 주자를 막을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끝까지 달려가 공을 잡아냈다. 위기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인상적이었다.

경기를 마친 후 LG 양상문 감독은 "극적으로 멋있는 경기를 하면서 이겼다. 경기 내용을 보면 기아와 LG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 미디어데이 때 말씀드리고 약속드렸듯이 멋있고 즐거운 경기 보여드렸다"며 소감을 전했고 기아 김기태 감독도 "동행을 내세워 시즌을 시작했는데 힘들었지만 재미있는 시즌이었다. 타선은 조금 안  풀렸지만 마지막까지 선수들 고생했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 준비 잘 해서 내년에 더 강한 팀이 되겠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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