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의 발칙한 야구이야기] 9월 11일, 메이저리그 소식 '화끈한 강정호의 킹캉쇼'
81마일(130km) 짜리 슬라이더가 들어오자 강정호의 방망이가 힘껏 돌아갔다. 좌측으로 높이 뜬 타구는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 관중석으로 떨어졌다. 신시내티 좌익수 아담 듀발이 점프해 보았지만 미치지 못 했다. 0B2S라는 불리한 카운트를 이겨낸 강정호의 투혼이 빛을 발했다. 2:0이었던 스코어는 4:0으로 벌어졌다.
그야말로 킹캉쇼였다. 11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와의 홈경기에서 5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한 강정호는 피츠버그 밤하늘에 태극기가 펄럭이게 만들었다. 1:0으로 앞서던 1회말 중전 적시타로 타점을 올렸던 강정호는 3회에는 18호 투런포까지 쏘아 올렸다. 7회에는 볼넷을 얻어냈고 9회에도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홈런 하나를 포함해서 4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 1볼넷으로 활약한 강정호는 2할 5푼 5리에서 2할 6푼 3리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강정호의 빛나는 분투에도 불구하고 피츠버그는 리드를 지켜내지 못 했다. 4회 4점, 5회에 3점을 내주면서 역전을 허용했고 9회에도 조이 보토에게 솔로포를 맞았다. 피츠버그는 9회말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으나 끝내 승부를 뒤집지는 못 했다.
경기가 끝난 후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인터뷰에서 "공수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은 4번이나 출루했다"며 강정호의 활약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이어 매경기마다 적극적으로 플레이한다. 타석에서도 공격적으로 접근한다. 가끔 헛스윙하고 투수의 공에 속기도 하지만 자신만의 스윙을 가져간다"는 말로 강정호를 칭찬했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시카고 컵스와 세인트루이스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는 피츠버그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선두 시카고 컵스에게 20.5경기 차로 뒤져있는 것은 물론이고 세인트루이스에게도 5.5경기 차나 벌어져있다.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5.5경기 차를 극복해야 한다. 피츠버그가 매경기마다 강정호의 킹캉쇼를 보고 싶어 하는 이유다.
밀워키에게 0:1로 뒤지고 있던 세인트루이스가 8회말 5:1로 역전함에 따라 세이브 요건이 갖춰지지 않게 되었고 오승환은 휴식의 시간을 가졌다. 텍사스와 홈경기를 치른 LA 에인절스 최지만은 8회초 대수비로 출전했고 볼티모어 김현수와 시애틀 이대호는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시애틀은 오클랜드를 14:3으로 격파했고 볼티모어는 디트로이트를 11:3으로 물리쳤으며 LA 에인절스는 텍사스에게 5:8로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