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의 발칙한 야구이야기] 8월 17일, 메이저리그 소식 '12세이브 챙긴 파이널 보스 오승환'
"1913년 이래로 나타난 내셔널리그 신인들 중 최고의 활약입니다."
9회말 오승환이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현지 중계진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피안타율에서 2위, 피OPS에서 1위, 이닝당 출루 허용 최소 1위, 삼진-볼넷 비율에서 3위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도 환기시켰다. 정말 좋은 기록이라는 찬사도 아끼지 않았다.
오승환이 상대해야 할 타자들은 만만치 않았다. 2번 알렉스 브레그먼, 3번 호세 알튜베, 4번 카를로스 코레아를 만나야 했다. 3점을 앞서고는 있었어도 결코 안심할 수만은 없었다. 시작은 좋았다. 브레그먼을 공 4개만 던져서 삼진으로 잡아냈다. 중계진은 전반기에는 줄곧 바깥쪽만 던지던 오승환이 이제는 몸쪽공으로 상대 타자들을 놀라게 만든다며 대견해했다.
그러나 끝내 알튜베라는 산을 넘지는 못 했다. 알튜베는 오승환의 초구를 노려쳐 좌측 선상에 떨어뜨렸다. 자신의 통산 1000번째 안타였다. 그래도 냉정을 잃지 않은 오승환은 코레아를 다시 공 3개만 던져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번 타자 마빈 곤잘레스마저 체크 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오승환에 시즌 12번째 세이브를 받아들였다. 파이널 보스의 위엄이 돋보였던 경기였다.
AT&T파크에서 샌프란시스코를 상대한 피츠버그 강정호는 3:3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8회초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샌프란시스코 세 번째 투수 데릭 로의 95마일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쳤던 강정호의 타구는 가운데 담장으로 넘어가는 결승타로 이어졌다. 시즌 14호포였다. 피츠버그에게 3:4로 무릎 꿇은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선두 자리를 LA 다저스에게 내주고 말았다.
선발에서 제외되었던 볼티모어 김현수는 7회말 9번 타자 놀란 레이몰드 대신 대타로 나서 안타를 기록했다. 7회 2사 1, 2루 득점 기회에서 김현수는 대타로 들어서 우전 안타로 2사 만루 기회를 이어갔다. 이어 애덤 존스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3:3 동점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8회초 보스턴 4번 타자 무키 베츠에게 투런포를 허용한 볼티모어는 3:5로 패하고 말았다.
이대호의 시애틀과 최지만의 LA 에인절스가 맞붙었던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 경기에서는 이대호와 최지만 모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채 결장했고, 5:6으로 뒤지던 8회말 제프리 마르테의 동점포와 클리프 페닝턴의 역전 적시타에 힘입은 에인절스가 7:6으로 역전승했다.
추신수가 부상으로 빠진 텍사스는 2:2 동점 상황에서 연장 10회 초 오클랜드에게 2점을 내주고도 연장 10회말 3점을 뽑아내면서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