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의 발칙한 야구이야기] 8월 12일, 메이저리그 소식 '다시 1점대로 진입한 오승환'
전날 한·일·미 세 나라에서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한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렸던 오승환이 또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3:3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9회말 세인트루이스의 네 번째 투수로였다. 이번에는 승리를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승리를 이루기 위해서였다. 케빈 시그리스트와 맷 보우먼을 모두 투입했으므로 오승환 뒤에는 아무도 없다고 할 수 있었다. 사실상 배수의 진인 셈이었다.
오승환은 시카고 컵스 8번 타자 데이빗 로스를 맞아 슬라이더 3개로 삼진을 이끌어냈다. 다음 타자 하비에르 바에스도 빠른 공에 의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톱타자 덱스터 파울러마저 92마일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보다 더 완벽할 수는 없었다.
완벽했던 9회와 달리 연장 10회는 선두 타자 크리스 브라이언트에게 내야 안타를 내주고 시작했다. 오승환의 1루 백업이 늦는 바람에 타구를 잡은 1루수 맷 카펜터가 1루로 슬라이딩했으나 약간 늦고 말았다. 앤소니 리조를 3루수 뜬공으로 잡았으나 폭투와 볼넷으로 1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던 오승환은 애디슨 러셀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후 존 헤이우드를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해 무실점을 이어갔다.
오승환은 연장 11회초 2사 1, 2루 상황에서 대타 콜튼 웡으로 교체됐다. 폭투로 주자가 한 베이스씩 진루해 2사 2, 3루가 되었고 웡마저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만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1번 타자 카펜터가 삼진으로 물러나 득점에 실패하고 말았다. 오승환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잭 듀크가 투아웃까지는 잡았으나 안타 2개와 볼넷 2개로 1실점하면서 결국 세인트루이스는 3:4로 패했다. 오승환의 평균자책점은 2.03에서 1.96으로 낮아졌다.
볼티모어 김현수와 텍사스 추신수, LA 에인절스 최지만은 무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오클랜드와의 원정 경기를 치른 김현수는 4타수 무안타에 볼넷 하나만 얻어냈고, 콜로라도와 홈경기를 가진 추신수도 5타수 무안타에 볼넷 하나만 골랐다. 클리블랜드와 원정 경기에 나선 최지만 역시 3타수 무안타에 볼넷 하나를 얻는 데 그쳤다.
샌디에이고와 홈경기를 가진 피츠버그는 강정호 없이 4:0으로 승리했고 이대호의 시애틀은 경기가 없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