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의 발칙한 야구이야기] 8월 4일, 메이저리그 소식 '두 번 울지 않은 오승환'
다시 오승환이 마운드로 나섰다. 스캇 셰블러에게 어제 맞은 끝내기 3점포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태였지만 한 점 차 승부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끔찍했던 기억은 훌훌 털어버리고 현재에 집중해야 했다. 마이크 매서니 감독으로서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오승환을 믿어보는 수밖에 없었다.
첫 타자 이반 데 헤수스의 방망이가 부러졌다. 그로 인해 타구는 멀리 가지 못했고 유격수에게 걸리면서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아냈다. 그러나 터커 반하르트에게는 우전 안타를 맞고 말았다. 동점 주자를 누상에 나가게 됐다. 어제의 악몽이 떠오를 법했다. 장타 하나면 동점이고, 홈런이면 어제처럼 끝내기가 되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오승환은 침착하게 마운드를 지켰고 라몬 카브레라를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대주자 빌리 해밀턴의 2루 도루를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가 잡아내지 못했지만 오승환은 흔들리지 않았다. 테일러 홀트에게 85마일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해냈다. 전날 패전의 아픔을 씻고 시즌 8세이브(2승2패)를 걷어올리는 순간이었다.
애틀랜타와의 원정 경기에서 3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한 강정호는 두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뿜어냈다. 4:0으로 앞서던 2회초 2사에 주자 없이 타석에 들어선 강정호는 애틀랜타 선발 투수 롭 왈렌의 75마일 커브를 받아쳐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로 연결시켰다. 어제 경기에 이어 2경기 연속 2루타이자 시즌 14번째 2루타였다. 피츠버그는 1회에 4점을 뽑고도 애틀랜타에게 4:8로 역전패했다.
LA 에인절스의 최지만은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볼넷 두 개와 귀중한 타점 하나를 올렸다. 첫 타석에서 볼넷, 두 번째 타석에서 삼진을 기록했던 최지만은 1사 3루에서 맞이한 세 번째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알버트 푸홀스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LA 에인절스는 9회말 푸홀스의 끝내기 투런홈런에 힘입어 오클랜드에게 8:6으로 승리했다.
한편, 볼티모어의 김현수와 시애틀의 이대호는 플래툰 시스템에 따라 선발 명단에서 빠진 채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볼티모어는 텍사스를 3:2로 꺾었고 시애틀은 보스턴에게 3:1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