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의 발칙한 야구이야기] 8월 3일, 메이저리그 소식 '끝내기포에 침몰한 오승환'
1점 차로 쫓기고 있었다. 게다가 무사 만루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다섯 번째 투수 조나단 브룩스톤은 볼넷 두 개와 실책으로 아웃 카운트 하나 잡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케빈 시그리스트와 맷 보우먼을 이미 써 버린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투수라고는 오승환이 유일했다. 트레버 로젠탈을 활용할 수도 있으나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
결국, 오승환이 공을 건네받아야 했다. 8회말이었으므로 2이닝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도 있었지만 일단 불부터 끄는 게 먼저였다. 오승환은 1번 타자 빌리 해밀턴을 5구 끝에 파울팁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다음 타자 이반 데헤수스는 초구에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6-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 무사 만루 위기에서 팀을 구해내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천국의 짜릿함은 곧바로 지옥의 아찔함으로 바뀌었다. 9회말 첫 타자 조이 보토와 다음 타자 아담 듀발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브랜든 필립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 한숨을 돌렸으나 오래 가지는 못 했다. 6번 타자 스캇 셰블러에게 끝내기 3점포를 맞은 것. 2B1S에서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간 공이 몰렸고 결국 오승환은 지옥의 아찔함을 맛 보아야 했다.
애틀랜타와의 원정 경기에서 5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한 피츠버그 강정호는 역전 결승 2루타로 팀을 연패에서 구해냈다. 1:2로 뒤지던 6회초 1사 2루에서 맷 조이스가 동점타를 쳐내고 스털링 마르테의 안타에 이어 강정호가 좌측 2루타로 조이스를 불러들여 3:2로 전세를 뒤집었다. 강정호는 아담 프레이저의 안타 때 홈까지 밟아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텍사스와의 홈경기에서 2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한 볼티모어 김현수도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1회 첫 타석에서 병살타로 물러났던 김현수는 두 번째 타석에서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로 6경기 연속 안타 기록을 이어갔다. 세 번째 타석과 네 번째 타석은 각각 볼넷과 몸에 맞는 공으로 멀티 출루까지 완성시켰고 홈까지 밟아 득점도 올렸다. 볼티모어는 텍사스를 5:1로 물리쳤다.
보스턴과의 홈경기에서 5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시애틀 이대호는 무안타로 침묵했다. 첫 타석에서 2루 땅볼로 물러난 이대호는 3루 땅볼(4회, 7회)과 투수 땅볼(8회)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다. 8회초까지 0:4로 끌려갔던 시애틀은 8회말 주니노의 솔로포를 시작으로 4연속 안타와 로빈슨 카노의 3점포로 전세를 뒤집어 5:4로 역전승했다.
한편, LA 에인절스 최지만은 선발 명단에서 빠진 채 경기에 나서지 못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