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의 발칙한 야구이야기] 7월 25일, 메이저리그 소식 '시프트를 무용지물로 만든 강정호'
2루와 3루 사이를 지키고 있는 수비수는 3명이었다. 오른손 타자를 대비한 극단적인 시프트였다. 안타를 치려거든 비교적 공간이 넓은 1루와 2루 사이를 노리던가 아니면 그야말로 총알같이 빠른 타구로 수비수 사이를 뚫어야 했다. 게다가 1B 2S로 볼 카운트도 불리했다.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가 8회초 대수비로 투입된 강정호는 불리한 상황에서 안타를 뽑아낼 수 있을 것인가.
필라델피아 세 번째 투수 헥터 네리스의 다섯 번째 공을 받아쳤다. 94마일(151km)짜리 패스트볼이었다. 타구는 오른쪽 방향이 아니라 3명의 야수가 지키고 있는 좌측이었다. 하지만 2루수도 유격수도 강정호의 타구를 잡을 수는 없었다. 타구는 내야를 지나 좌중간으로 굴러갔다. 3경기 만에 나온 강정호의 안타였다.
25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와 홈에서 경기를 치른 피츠버그 강정호는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었다가 8회에 대수비로 출전해 좋은 수비를 보여준 데 이어 안타까지 쳐냈다. 후속 타선의 불발로 홈까지 들어오지는 못했으나 피츠버그는 7회말 아담 브레이저의 솔로포에 힘입어 5:4로 승리했다. 2할 3푼 6리까지 떨어졌던 강정호의 타율은 2할 4푼으로 약간 올랐다.
마이너리그에서 돌아온 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LA 에인절스 최지만은 어제 경기에서 데뷔 2호 홈런포를 터트린데 이어 오늘 경기에서도 장타를 기록했다. 휴스턴과의 경기에서 7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최지만은 세 번째 타석에서 중견수를 넘기는 2루타로 이틀 연속 장타를 뿜어냈다. 그러나 에인절스는 휴스턴에게 3:13으로 대패했다.
반면, 후반기 들어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시애틀의 이대호는 5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한 토론토와의 경기에서도 안타를 기록하지 못 했다. 첫 타석에서만 좌익수 방향으로 타구를 날렸을 뿐 나머지 두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돌아서야 했다. 이 경기에서 시애틀의 타자들이 기록한 안타는 단 1개였다. 시애틀은 토론토에게 0:4로 완패했다.
세인트루이스의 오승환은 6:9로 뒤지고 있던 9회초 역전의 희망을 품고 마운드에 올라 몸에 맞는 공(야스마니 그랜달)과 삼진(앤드루 톨스), 유격수 땅볼(작 피더슨), 볼넷(크리스 타일러), 우익수 플라이(체이스 어틀리)로 실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세인트루이스는 선발 투수 마이크 마이어스가 초반부터 대량 실점하고 무너졌으나 7회에 3점을 얻어 3점 차까지 따라붙었지만 끝내 따라잡지는 못 했다. 1회와 2회에 무려 9점을 허용한 세인트루이스는 6:9로 패했다.
부상으로 김현수와 추신수가 빠진 볼티모어와 텍사스는 클리블랜드와 캔자스시티를 각각 5:3과 2:1로 꺾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