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의 발칙한 야구이야기] 7월 16일, 메이저리그 소식 '쓰라린 첫 패배를 맛본 오승환'
오승환이 모습을 드러냈다. 세이브 상황도 아니고 8회초 투아웃에서 네 번째 투수로 나선 조나단 브록스톤이 9개의 공을 던졌을 뿐이지만 9회초를 무실점으로 막고 9회말 공격에 승부를 건다는 것이 마이크 매시니 감독의 계산이었다. 그만큼 오승환을 신뢰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16일(한국시간) 마이애미와 만난 후반기 첫 경기에서였다.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 오승환은 마이애미 4번 타자 지안카를로 스탠튼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특히 쓰리볼 노스트라이크에서 공 세 개를 스트라이크 존에 꽂아 넣음으로써 스탠튼을 꼼작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오승환이 스탠튼을 상대로 6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스탠튼은 단 한 번도 방망이를 휘둘러보지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불길한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5번 타자 마르셀 오즈나의 타구를 중견수 랜달 그리척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내보내야 했다. 잘 맞은 타구이기는 해도 그리척이 타구에 대한 판단을 제대로 했더라면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던 타구였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그리척이 잠시 멈칫하는 사이에 타구는 머리로 넘어가고 말았다.
실점 위기에서 오승환은 다음 타자 크리스 존슨을 우익수 팝플라이로 잡아 한숨을 돌릴 수 있었으나 미겔 로하스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2루 주자 오즈나가 홈으로 들어오기에 충분한 적시타였다. 아데이니 에체베리아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더 이상의 실점은 하지 않았으나 이미 전세는 기울어진 후였다. 오승환으로서는 데뷔 첫 패배라는 쓰라린 기억으로 남게 될 날이었다.
손바닥 통증으로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나서지 못했던 시애틀 이대호는 약속대로 올스타 브레이크 후 첫 경기부터 6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던 이대호는 두 번째 타석에서 휴스턴 선발 투수 덕 피스터의 140km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로 연결시켰다.
6회에도 휴스턴 두 번째 투수 마이클 펠리즈의 초구를 공략해 좌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후반기 첫 경기부터 멀티히트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이대호는 득점도 기록했다. 2루타로 출루한 5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3루 주자였던 이대호는 피스터의 폭투 때 홈으로 내달려 팀의 첫 득점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시애틀은 휴스턴에게 3:7로 패했다.
빅리그 복귀 후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LA 에인절스 최지만은 3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선발 투수 미겔 곤잘레스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중전 안타로 연결시켰다. 최지만의 데뷔 세 번째 안타이자 두 경기 연속 안타였다. 최지만은 유넬 에스코바의 안타 때 홈을 밟아 데뷔 첫 득점까지 기록할 수 있었다. LA 에인절스는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7:0으로 물리쳤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속구 투수인 워싱턴의 스티븐 스트래즈버그를 상대한 피츠버그 강정호는 안타를 기록하지 못 했다. 워싱턴과의 원정 경기에서 6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한 강정호는 첫 타석부터 삼진으로 물러난 데 이어 5회와 7회 모두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피츠버그는 워싱턴에 1:5로 패했고 워싱턴의 스트래즈버그는 13승째를 챙겼다.
한편, 허리와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낀 텍사스 추신수와 볼티모어 김현수는 후반기 첫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휴식을 취해야 했다. 텍사스는 시카고 컵스에게 0:6으로 패한 반면 볼티모어는 탬파베이에게 4:3으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