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의 발칙한 야구이야기] 5월 8일, 메이저리그 소식 '아찔한 박병호의 몸에 맞는 공'
득점권에 주자를 두고 박병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미네소타로서는 선취점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2사에 2-3루. 안타 하나면 두 점을 먼저 얻을 수 있었다. 신중하게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2B 2S에서 화이트 삭스 선발 투수 크리스 세일의 다섯 번째 공에 가볍게 방망이를 돌려보았으나 스윙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공이 박병호의 오른쪽 무릎을 때리면서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할 수 있었다.
문제는 박병호가 맞은 부위다. 오른쪽 무릎에 정통으로 맞았으므로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박병호는 전날 경기에서도 화이트삭스 네 번째 투수 네이트 존스의 공에 맞았었다. 넘어지듯 몸을 완전히 돌려서야 피할 수 있었던 빠른 공이었다. 그나마 팔꿈치 보호대에 맞아서 큰 부상을 피할 수 있었다. 더구나 강정호가 한참 잘 나가던 시절에 부상으로 빠지면서 오랫동안 재활에만 전념해야 했었으니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처럼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었다.
박병호는 1회초 공격을 마친 후 1회말 수비부터 곧바로 조 마우어로 교체됐다. 다행스럽게도 박병호는 큰 부상은 아닌 걸로 알려졌다. 단순 타박상으로 '하루짜리 부상(day to day)'이었다. 이는 부상자 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없는 경미한 부상을 말한다. 상황에 따라 몇 차례 휴식 기회를 줄 수는 있지만 경기 출전에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미네소타는 1회 박병호의 몸에 맞는 공으로 얻어낸 2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과 역시 밀어내기 몸에 맞는 공으로 2점을 먼저 얻어냈으나, 끝내 추가점을 뽑지 못하고 2:7로 패했다. 박병호가 빠진 미네소타 타선은 4안타로 빈타에 허덕였고, 박병호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던 화이트 삭스의 크리스 세일은 7이닝 동안 삼진을 9개나 잡아내며 승리 투수가 되었다.
더블헤더로 치러진 볼티모어와 오클랜드 경기에서 김현수는 1차전 9회초 대수비로 나와 9회말 공격에서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러나 2차전에서는 2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고,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내야 땅볼로 타점을 올린 데 이어, 5회에는 선두 타자로 나와 중전 안타까지 기록했다. 3회에 기록한 타점은 김현수의 빅리그 데뷔 첫 결승타점이기도 했다.
1차전에서는 오클랜드가 8:4로 볼티모어에게 승리를 거두었고, 2차전에서는 볼티모어가 5:2로 오클랜드에게 승리하면서 전날 우천으로 연기되어 더블헤더로 치러진 경기에서 사이좋게 1승 1패씩을 나눠가졌다. 1차전에서 1타수 무안타, 2차전에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한 김현수의 타율은 4할 7푼 8리로 모처럼 5할 아래로 내려갔다.
부상에서 돌아오자마자 홈런 두 방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던 피츠버그의 강정호는 비록 안타를 추가하지는 못했으나 1회초 우익수 방면의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렸다. 피츠버그와 경기를 벌인 세인트루이스의 오승환은 7회초 1사 3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존 제이소에게 안타를 내주고 첫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게 됐다. 경기는 9회말 맷 카펜터의 끝내기 홈런이 터지면서 세인트루이스가 승리했다.
시애틀의 이대호도 휴스턴과의 경기에서 모처럼 선발 출전했으나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면서 타율은 2할 5푼으로 내려갔고, LA 에인절스의 최지만은 경기에 나서지 못 했다. 시애틀은 휴스턴에게 3:2로 승리했고, LA 에인절스는 템파베이에게 2:4로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