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의 발칙한 야구이야기] 4월 21일, 메이저리그 소식
무실점 행진을 이어오던 오승환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8경기 만에 첫 실점을 기록했다.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오승환은 4:1로 앞서던 8회초 선발 카를로스 마르티네즈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피안타 2개와 볼넷 하나로 2실점을 허용했다. 그에 따라 0의 행진을 이어오던 평균자책점도 2.08로 높아졌다.
시작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다. 7회초가 끝난 뒤 비로 경기가 중단됐고, 무려 3시간 21분을 기다린 후에야 재개됐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경험해보지 못 했던 무한 대기 레인 딜레이였으니 오승환으로서는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4:1로 앞서던 8회초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첫 타자 텍스터 파울러에게 기분 나쁜 안타를 맞았다. 1루 강습 타구가 1루수 맷 아담스의 글러브에 맞고 굴절되는 타구였다. 이어 제이슨 헤이워드에게는 풀 카운트까지 접전을 벌였으나 볼넷을 허용하고 말았다.
3번 타자 밴 조브리스트를 우익수 라인드라이브로 잡아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기는 했으나, 1사 1-3루 상황에서 4번 타자 앤소니 리조에게 1-2루 간을 꿰뚫는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지난 7일 피츠버그 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빅리그 데뷔 전을 치른지 8이닝 만에 처음으로 맛보는 실점의 쓴맛이었다.
두 번째 실점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 5번 타자 크리스 브라이언트의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향함에 따라 병살까지도 노려볼 수 있었으나 타구가 느렸고, 2루수 콜튼 웡이 1루 주자 앤소니 리조를 태그 하는 과정이 원활하지 못하다 보니 주자만 잡았을 뿐 공을 1루로 던지지 못 했다. 그나마 토미 라 스텔라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 더 이상 실점하지 않았다는 점에 만족해야 했다.
자칫 블론 세이브 위기까지 몰렸던 오승환은 9회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로젠탈은 시카고 컵스 세 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세인트루이스는 4:3으로 승리했고 오승환은 데뷔 첫 홀드를 기록했다.
한편, 이날 예정되어 있던 경기에서 코리안 빅리거들은 모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 했다. 이날 경기에서 박병호의 미네소타는 밀워키에게 5:1로 패했고, 최지만의 LA 에인절스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게 1:2로 무릎을 꿇었다. 반면, 이대호의 시애틀은 클리블랜드에게 2:1 승리를 거두었고, 김현수의 볼티모어도 토론토에게 4:3으로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