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0.10 개봉, 2016.04.21 재개봉

열정적인 사랑을 품으면 독이 된다는 말이 있다. 그 열정이 독이 되어서, 사랑이 냉정으로 돌아서게 되면 그 사랑은 끝나게 되는 것일까? 
츠치 히토나리와 에쿠니 가오리에 의해 쓰인 ‘냉정과 열정 사이’라는 책은 사랑에 대한 여자의 입장과 남자의 입장을 각각 2권으로 나눠서 쓴 소설이다. 이 책은 남자와 여자가 같은 사건을 두고 상황 이해와 심리를 다르게 느끼고 있음을 여실히 알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을 영화화해서 2003년에 개봉했던 ‘냉정과 열정 사이’가 2016년 4월 21일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 

피렌체에서 중세회화 복원사로 일하고 있는 준세이(타케노우치 유타카 분)는 서른 번째 생일에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에서 함께 하자고 약속했던, 지금은 헤어졌지만, 아직도 사랑하는 여인 아오이(진혜림 분)와의 약속을 가슴에 묻은 채 살아간다. 

한편 아오이는 밀라노 보석상에서 일을 하면서 무미건조하게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준세이는 오해로 이별했던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어 아오이를 찾아간다. 그러나, 아오이의 곁에는 이미 다른 남자가 있다. 준세이가 다른 남자가 있는 아오이에게 물어본다. 
"지금 행복하니?" 자신이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지만,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여자에게 행복하냐고 물어보는 것은 지금 행복하다면 물러나 줄 수도 있다는 질문일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질문 자체가 잔인할 수도 있다. 아직 서로가 사랑하고 있다면 말이다. 물어보는 사람이나, 행복하다고 대답하는 사람이나 서로에게 함께 할 수 없다는 잔인한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준세이와 아오이는 서로에게 냉정하다. 그러나 현재 그들의 냉정 속에는 열정의 세월을 보냈던 기억과 그 어떤 것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서로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 
과연, 그들은 두오모 대성당에서 만나기로 한 10년 전의 약속을 통해서 그리움을 다시 열정으로 바꿀 수 있을까?

사랑하는 순간은 시공간의 개념이 없어진다. 10년이든 20년이든 시간의 흐름은 의미가 없고, 피렌체, 밀라노, 도쿄 등 세계 어느 장소든 관계가 없다. 사랑하는 마음은 이미 함께하겠다고 약속한 순간과 두오모 대성당에 있으니까. 
어느 때든지, 어느 곳이든지 함께 할 수 있는 사랑을 얘기하는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는 시공간을 초월해서 사랑하고 싶게 만드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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