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에 한 번 오는 2월 29일, 결혼과 관련한 각 나라 풍습은?
올해 2월의 마지막 날은 29일까지 있다.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윤년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태양력에서 1년은 365일이 아니라 365일 5시간 48분 46초이다. 365일에서 남는 시간 5시간 48분 46초를 4년 모으면 1일이 되고, 4년마다 한 번씩 2월 28일 다음에 29일을 추가해 윤년(leap year, 閏年)을 두었다. 윤년의 윤(閏)은 한자로 쓰고 남은 잉여의 의미로 '덤으로 얻은 날'이라는 의미다.
한편 태양력의 윤년은 평년(윤년 이외의 해)보다 1일이 길지만, 태음력에서는 29일 또는 30일이 길다. 태음력에서 끼워 넣은 달을 윤달이라고 부른다.
태양력에서 윤년에 있는 특별한 날 2월 29일과 관련해 서양에서는 서로 다른 결혼 풍습을 가지고 있다.
아일랜드, 프러포즈 데이
아일랜드에서는 2월 29일에 여자가 먼저 청혼을 할 수 있고, 남자들은 무조건 청혼을 받아드려야 한다는 풍습이 있다. 이 풍습은 5세기경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아일랜드 성인 브리짓과 패트릭의 이야기에서 시작됐다. 성모 브리짓이 성자 패트릭에게 여자들은 남자들의 결혼 프러포즈를 너무 오랫동안 기다린다고 불만을 토로하자, 패트릭이 여성들에게 7년에 한 번씩 프러포즈 특권을 허락했는데, 이후 4년마다 한 번씩 윤년으로 시기가 조정되면서 지금의 형태로 풍습이 자리 잡게 되었다.
스코틀랜드, 특별한 청혼 전통
스코틀랜드에서는 여자가 평소 남자에게 청혼할 수 없지만, 윤년에는 예외로 한다는 전통이 있다. 이 전통은 12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때 여자가 프러포즈를 했지만 남자가 거절할 경우, 충격을 줄이기 위해 여자에게 키스하거나 1파운드 또는 한 짝의 장갑을 선물해야 했다.
그리스, 윤년의 결혼은 불행
그리스는 윤년에 결혼하면 불행하다는 풍습이 있어 이때에는 결혼을 미루거나 피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 윤달의 결혼은 긍정적·부정적 두 가지 의미
태음력을 사용하는 우리나라에서 한 달이 덤으로 생긴 윤달에 대한 결혼 속설 두 가지가 전해지는 데 그 의미가 상반된다. 하나는 조선 순조 때 세시풍속서인 '동국세시기'에는 윤달이 결혼하기 좋고, 모든 일을 꺼리지 않는 달이라는 긍정적 의미를 담고 있다.
또 다른 설은 귀신이 없는 때인 윤달에 인간들끼리 결혼 잔치를 하면 귀신들이 시기를 해서 안 좋다는 것이다. 귀신이 없다는 건 돌아가신 조상들도 못 온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윤달에는 결혼을 피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덤으로 생긴 특별한 날인 만큼 그 시간을 가장 행복하고 뜻깊게 만드는 것은 전적으로 각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