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야후이미지검색

주 원산지는 동양이지만, 서양에서 더 인기 있는 것이 있다. 바로 19세기 이후 유럽의 식탁을 점령한 ‘홍차’다. 85% 이상 발효시킨 찻잎을 볶아 가공한 홍차는 매력적인 색과 향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얼그레이, 다즐링, 아 쌈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홍차는 전 세계 차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이 소비되고 있으며, 보스턴 차 사건, 아편전쟁 등 세계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굵직한 사건들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홍차는 그 색이 붉은색을 띤다 해 붉은 홍(紅)자를 쓴 ‘홍차’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런데 홍차의 영어 이름은 헷갈리게도 레드티(red tea)가 아닌 블랙티(black tea)다. 홍차의 이름이 동양과 서양에서 다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동양에서는 차의 이름을 차를 우려낸 찻물의 색깔에 따라 구분한다. 홍차는 우려내면 찻물이 붉은색을 띠기 때문에 붉은 차라는 뜻의 이름을 얻었고, 녹차는 찻물의 색이 옅은 담녹색을 띄어 ‘녹차(綠茶)’라고 불리는 것이다. 흑차(黑茶)인 보이차 종류는 물에 우리면 물의 색이 검은색에 가까운 붉은색으로 변한다.
반면 서양에서는 찻물의 색이 아닌 찻잎 자체의 색을 보고 차의 이름을 지었기 때문에, 홍차가 블랙티가 되었다고 한다. 홍차의 찻잎이 검은색을 띠기 때문이다. 블랙티라는 이름에 대한 유래는 16세기 중반으로 올라간다. 중국에서 유럽으로 차를 수출할 때 녹차와 홍차의 효시가 된 우롱차를 수출했는데, 녹차와 우롱차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한 통역 과정에서 블랙티가 거론되었고 이 이름이 지금껏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양에서 레드티(red tea)는 보통 루이보스 차(rooibos tea)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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