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신주쿠의 어느 골목에 얼굴에 칼자국이 난 수상한 마스터가 홀로 운영하는 작은 식당이 있다. 밤 12시부터 오전 7시까지만 영업을 하며, ‘밥집’이라고 쓰여 있는 포렴 외에 제대로 된 간판 하나 없는 이곳의 이름은 ‘심야식당’. 기본 메뉴는 돼지고기 된장국 정식과 술 정도로 단출하지만, 메뉴에 없더라도 재료만 갖춰져 있으면 무엇이든 만들어준다.
영업시간이 한밤중이다 보니 심야식당에는 주로 세상살이에 지친 이들이 찾아든다. 단골손님 대부분은 호스티스, 스트리퍼 댄서, 야쿠자, 에로배우, 트렌스젠더 등 양지보다 음지가 더 어울리는 이들이지만, 심야식당에는 소박하고 따뜻한 정이 넘쳐난다. 저마다의 사연을 담은 소박한 음식이 빡빡한 세상살이에 지친 몸과 마음을 채워주기 때문이다.

만화 ‘심야식당’은 41세에 만화가로 데뷔한 독특한 경력을 가진 작가 아베 야로의 작품이다. 만화는 식당을 찾는 이들의 이야기를 사연 있는 요리에 담아 담백하게 풀어내어 인기를 끌었다.
각각의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아낸 심야식당은 조금 심심하긴 하지만, 절대 질리지 않는 집 밥 같은 매력을 갖고 있다. 덕분에 2007년 8월 시작한 만화는 지금까지 연재를 계속하고 있으며, 만화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드라마가 시즌3까지 제작되었고, 2015년에는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영화 ‘심야식당’은 드라마 ‘심야식당’의 감독 마쓰오카 조지가 연출을 맡고, 역시 드라마에서 6년간 마스터 역을 맡아 활약한 배우 ‘코바야시 카오루’가 주연을 맡아 드라마의 맥을 그대로 이어냈다.
영화는 도쿄를 지키는 경찰 역으로 카메오처럼 출연한 배우 ‘오다기리 조’를 볼 수 있다는 것 외에 원작 이상의 것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한쪽 눈 부위에 흐릿한 칼자국이 있는 마스터의 모습부터 따뜻한 분위기까지 심야식당 특유의 따뜻함을 십분 살려 심야식당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충분히 흡족해할 만하다.
세상살이에 지쳐있는 모두에게 작은 위로를 선사하는 ‘심야식당’은 만화, 드라마, 영화 모두 하나인 듯 닮아있다. 세 가지 모두 따뜻한 감성을 그대로 전달받을 수 있기에, 어느 것을 선택할지는 자유에 맡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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