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 '뉴스를 쏘다' 이수연 PD "매일매일이 전쟁…그래도 열심히 쏠게요"
모두가 밥을 먹고 나른한 휴식을 취하는 낮 12시 30분. '뉴스를 쏘다' 이수연 PD는 벌써 100번째 특별한 점심시간을 맞고 있다.
"오전에 야당에서 새로운 발언이 나왔어. 근데 수위가 좀 세. 토크 앞 부분에 추가할테니 준비해줘"
새벽부터 당일 아이템을 구상하지만 오전 중에 늘 새로운 이슈가 터져 온전히 계획대로 가는 경우가 드물다. 준비하던 아이템이 순식간에 킬 되는 것은 기본, 끊임없이 국회 상황을 살피고 새로운 기사를 검색하고 워딩을 확인해야 한다. 낮 12시 40분부터 2시 20분까지, 하루의 중심에 방송되는 시사보도프로그램이 겪어야 하는 고충이라면 고충이다.
Q. '뉴스를 쏘다' 프로그램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하루 일과가 궁금하다.
새벽에 일어나 눈에 띄는 기사를 '쏘다' 구성원이 모여있는 단체 SNS방에 링크 시키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요. 다른 PD, 작가들과 의견을 나누며 출근길에 오르죠. 본격적인 회의는 오전 8시 '이루라의 사건을 쏘다'부터 시작됩니다. 각자 링크를 걸어둔 사건 아이템들을 살을 붙여 토의한 후 3~5개 정도를 골라요.
이후 9시부터 PD, 작가, VJ들과 회의를 통해 아이템 결정, 순서 배열, 질문 내용 요약, 출연자 등을 논의해요. 막간을 이용해 단체 SNS방에서 엄성섭, 정혜전 앵커와 의견을 나누는 것도 잊지 않고요. 모든 회의가 끝나면 각자 포지션으로 돌아가 일을 합니다. PD팀은 회의에서 나온 아이템을 토대로 CG를 구성, 녹취, 영상을 제작하고 작가들은 질문지를 만듭니다. 방송이 끝나면 내일 방송을 위한 회의를 끝으로 하루 일과를 마무리해요.
Q. '뉴스를 쏘다'가 벌써 100회를 맞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하루가 있다면?
솔직히 매일 매일이 전쟁이라 특별히 하루를 꼽기가 어렵네요. 그래도 파편처럼 기억에 남는 날이 있다면, 전 구성원이 치열하게 고민하고 싸우며 방송을 했는데 시청률이 안 나오는 날입니다. 이런 날은 시청률이 왜 안 나왔는지 깊이 고민하고 성찰해야 하죠. '뉴스를 쏘다' 고민은 현재도 ing 중입니다.
Q. 생방송은 정말 많은 사람들의 협력이 중요하다. 어떤 역할들이 있는지 알려달라.
'뉴스를 쏘다' 팀에는 PD, 작가, VJ, AD, FD 등이 있습니다. 저는 아이템의 선정과 구성을 책임지고요, 후배 PD 두 명은 연출적인 면을 맡고 있어요. 작가는 섭외와 원고 작성을 담당합니다. 섭외는 데일리 시사프로의 아주 중요한 부분으로, 얼마나 양질의 패널을 섭외하느냐가 작가의 역량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기도 하지요. VJ는 자료영상, 녹취 등 영상을 담당하고 FD는 스튜디오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제어하는 역할이에요. PD와 가장 밀접한 스킨십을 하는 직군은 AD인데요. CG 의뢰와 어깨걸이 의뢰, 수동자막 생성을 비롯해 서버 플레이, 프롬프터, 자막 진행, 중계 연결 등 생방송에 필수적인 업무를 모두 담당해요.
Q. 1분 1초가 중요한 생방송이다 보니 방송사고에 대한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뉴스를 쏘다' 생방송 중 아찔했던 순간은 없었나?
'뉴스를 쏘다' PD들의 역량이 우수한 편이라 그런지, 기억에 남을 만큼 황당한 방송사고는 아직 없었습니다. 다만 100분 토크쇼라 시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아요. 편성시간을 오버해 타 프로그램에 폐 끼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패널들이 예상치 못한 발언을 하거나 시간 약속을 어길 때는 어떻게 대처하는지 궁금하다.
패널의 예상치 못한 발언은 정말 큰 골칫덩어리입니다. 이제는 노하우가 쌓여 위험 발언이 나올만한 질문이 있으면 미리 해당 패널에게 중립을 지킬 수 있도록 언질을 해요. 그래도 갑자기 돌발발언이 튀어나오면 '시청자 양해 자막'으로 1차 대응을 한 후 앵커가 멘트로 정정하도록 조치하고 있어요. 펑크를 내는 패널들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교통 상황 등으로 발생하는 단순 지각생은 어쩔 수 없지만, 간혹 욕심을 부려 타사 방송과 시간을 겹치기로 잡는 패널도 있어요. 그럴 땐 정확한 사유를 묻고 상부에 보고하거나 일정 기간 섭외 금지 조치를 취하기도 해요.
Q. 패널을 선정하는 데 특별한 기준이 있는지?
특별한 기준이 있다기보다 '방송적합형' 인물을 섭외하게 됩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쉽고 명쾌하게 설명하면서 표정이나 태도가 좋은 패널들이 '0순위'죠. TV조선 시청자들은 재미있는 패널은 아무리 자주 나와도 충성도 있게 좋아해주는 반면, 고루한 패널에게는 극도로 거부감을 가지거든요. 그래도 새로운 패널은 늘 절실하게 필요해요.
Q. 즉석에서 자막을 만드는 작업이 인상적이었다. 강한 집중력과 관련 지식이 필요할 것 같은데, 이에 대한 공부는 어떻게 하나?
평소에 신문과 뉴스를 많이 챙겨보는 게 우선입니다. 다른 기자들이 제목을 어떻게 다는지, 새로운 용어가 등장했는지 미리 챙겨놓지 않으면 재미없는 자막이 돼요. 자막도 재미있어야 시청률에 도움이 되거든요. PD는 쉴 새 없이 각종 뉴스를 지켜봐야 하는 피곤한 직업이에요.
Q. 마지막 클로징 멘트가 올라갈 때 드는 생각은?
(무리없이 끝났다면)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다. 그리고 배고프다. ‘뉴스를 쏘다’가 끝나는 2시 30분 무렵까지 한 끼도 못 먹는 경우가 많아요. 점심은 100%로 못 먹기 때문에, 얼른 밥 먹으러 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습니다.
Q. PD로서 다양한 직군과 다양한 연령대의 팀원들을 아우를 수 있는 노하우가 있는지? 팀에 대한 자랑도 덧붙여 달라.
팀원들이 귀찮아하더라도 옆에서 맴돌면서 끼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싫어하는 상사인가요? (하하) 제가 그들과 세대차이가 난다는 현실을 솔직하게 얘기하고 이해를 구하려고 노력해요. 정말 운이 좋게도 우리 팀 구성원들은 모두 착해서 저의 이런 마음을 잘 이해해 주어 다행이에요. 대신 사고나 업무에서 실수가 있으면 엄격하게 혼을 냅니다. 덕분에 우리 팀 AD들이 방송 진행을 잘 한다는 소리를 듣고 작가들은 실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요.
Q.'뉴스를 쏘다'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이슈의 심장'을 쏘는 '핵심을 관통하는' 뉴스.
Q. 100회를 넘어선 '뉴스를 쏘다'에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보다 다양한 패널을 발굴하여 이슈를 바라보는 관점을 풍부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모든 시사보도프로그램이 안고 있는 고민이겠지요. 한편 TV조선 ‘뉴스를 쏘다’는 낮 시간대에 진행된 방송임에도 평균 2% 가까운 시청률을 유지, 고정 시청자층을 형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