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시작하는 '곡우', 신경통에 효험 있는 관련 풍속들

봄비가 내려 백곡이 기름지게 한다는 뜻을 가진 곡우(穀雨)는 24절기 중 여섯 번째 절기로 양력 4월 20일 무렵에 해당한다.
곡우가 되면 볍씨를 담그는 등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한다. 따라서 곡우에는 ‘곡우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 ‘곡우에 모든 곡물이 잠을 깬다’, ‘곡우에는 못자리해야 한다’와 같은 농사와 관련한 속담이 많다. 또, 곡우 무렵에는 서해에서 알이 꽉 차 맛있는 조기가 많이 잡혀 ‘곡우가 넘어야 조기가 운다’라는 속담이 전해지기도 한다.
경북 지역에서는 곡우에 부정한 것을 보지 않고, 대문에 들어가기 전 불을 놓아 잡귀를 몰아낸 후 들어가는 풍습이 있다. 또, 이날은 부부가 잠자리를 하면 토신(土神)이 질투해 농사를 망친다고 믿어 부부가 함께 자는 것을 꺼리기도 했으며 지역에 따라 나물이 찰밥을 해서 먹었다.
나무에 물이 많이 오르는 시기인 곡우에는 신경통과 관련한 풍속이 여러 가지 있다. 무명을 갈거나 물을 맞으면 여름철 더위를 모르고 신경통이 낫는다고 했고, 자작나무나 박달나무의 수액 ‘거자수(또는 곡우물)’를 먹으면 위장병이나 신경통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