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냄새 가득한 '제철 먹거리' 경남 바다에서 찾다!
겨우내 불던 찬바람이 점차 온기를 실어나르고 따뜻한 날씨에 힘입어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돋아나고 있다. 땅에서는 봄나물과 봄꽃이 앞다퉈 고개를 내밀고 바다에서는 제철 해산물들이 펄떡이고 있다. 봄이 온 것이다.
향긋한 봄나물과 해산물을 이용해 만든 제철음식은 맛은 물론 풍부한 영양분으로 입맛을 살려준다. 봄에만 먹을 수 있는, 혹은 봄에 먹어야 더욱 맛있는 제철 음식을 맛보기 위해 경남으로 나섰다.
▶ 육지와 바다가 어우러진 봄의 맛, 도다리쑥국
육지와 바다의 맛이 만난 제철음식 도다리쑥국은 봄을 알리는 전령사다. 향긋한 내음의 쑥과 새살이 올라 식감을 자극하는 도다리의 조합은 봄에만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쑥은 피를 맑게 해주고 고혈압 예방과 노화방지 등 다양한 효능을 갖고 있다. 특히 거제와 주변 섬에서 나는 쑥은 바닷바람을 받아 육지의 쑥보다 진한 향기를 머금고 있다. 또한 도다리는 단백질이 많아 간 기능 개선에 특효다. 이 두 재료가 한데 섞이면 맑고 개운한 도다리쑥국이 완성되는 것!
도다리쑥국은 거제와 통영, 남해 등 경남의 바다라면 어디에서든 맛볼 수 있다. 봄의 향긋한 냄새를 담아낸 도다리쑥국은 겨울 동안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풀어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 뻔하지 않은 봄 제철요리, 볼락구이
경남의 남해안에서 주로 잡히는 볼락은 조선시대 왕의 밥상에도 올랐던 귀한 물고기다. 볼락은 보통 20cm 정도로 작은 크기다. 하지만 맛은 크기와 비례하지 않는다. 그 결과 볼락구이는 도다리쑥국과 더불어 거제8미에 선정되기도 했다.
봄에 잡히는 볼락은 회로 먹어도 맛있지만 구이로도 맛볼 수 있다. 소금으로만 간을 맞춰 구워낸 볼락구이는 환상적인 고소함과 부드러움을 뽐낸다. 게다가 볼락은 칼륨이 풍부해 고혈압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콜레스테롤을 낮춰주고 뼈를 튼튼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
거제에서는 직접 볼락을 낚아볼 수도 있다. 싱싱한 볼락을 잡아 직접 소금구이를 해먹는다면 짜릿한 손맛이 더해져 잊을 수 없는 맛을 만끽할 수 있다. 볼락낚시는 거제 지세포항과 외포항, 옥포항 등에서 즐길 수 있다.
▶ 노란 수선화가 핀 거제의 아름다운 어촌마을, 공곶이
볼락은 야행성 어종이다. 때문에 밤낚시를 가야 만날 수 있다. 그렇다면 낮에는 거제의 봄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바로 '공곶이'로 말이다. 공곶이는 거제8경 중 하나로 남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다.
거제시 일운면 예구마을에서 산비탈을 따라 20여분을 오르면 공곶이가 나타난다. 한 노부부가 오직 호미와 삽, 곡괭이만을 이용해 만들어낸 이곳에는 4만평이 넘는 농원에 50여종의 수목이 자라고 있다.
공곶이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동백이 터널을 이루고 노란 수선화가 곳곳을 메운 풍경이다. 특히 3월부터 피기 시작해 4월이면 만개하는 노란 수선화가 바다와 함께 공존하는 풍경은 마치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모습이다.
조금 더 내려가면 남해의 파도가 철썩이는 몽돌 해변이 나타난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갈매기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듣고 있자면 어떤 걱정이라도 파도와 함께 떠내려간다. 예구마을까지 이어지는 약 30분의 산책로는 봄기운이 완연해 산뜻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제철에 먹는 신선한 음식은 그 자체로 훌륭한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제철음식은 그 계절에 적응하고 자란 식재료로 만들기 때문에 우리 몸에 좋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따뜻한 봄기운이 차오르는 이 계절, 싱싱한 제철 해산물이 가득한 경남으로 미식 여행을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