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발길을 다시 돌리고 싶은 매력 넘치는 설국, 도호쿠_ ③이와테현
③ 이와테현은 땅만 넓은 게 아니다?
며칠 째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은 눈으로 덮인 하얀 면과 눈 사이로 비집고 나온 검은 선으로 단순해졌다. 알록달록한 풍경을 볼 수가 없으니 계속 꿈을 꾸는 것 같기도 하다. 마치 수묵화 안을 헤집고 돌아다니는 기분이다.
이와테현(岩手縣)은 동쪽으로 태평양, 북쪽으로 아오모리현, 서쪽으로 아키타현, 남쪽으로 미야기현과 접한다. 현의 서쪽, 북쪽, 동쪽은 산지이고 중앙으로 기타카미 강 계곡이 남북으로 뻗어있다. 면적으로는 홋카이도 다음으로 큰 현이기도 하다.
일본의 많은 지역이 온천으로 유명하지만 특히 이와테현은 단순천, 유황천, 명반천 등 온천 수질이 다양하고 특색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와테현의 넓은 면적만큼이나 다양한 볼거리로 관광객을 불러들인다.
이와테현으로 가는 길
이와테현은 국내에서 취항하는 항공편이 없으므로 아키타현의 아키타 국제공항을 이용하거나 센다이 국제공항을 이용해야 한다. 도쿄에서는 도호쿠행 신칸센을 이용하면 3시간 이내에 이와테현 전역에 접근할 수 있다.
◎볼거리
고이와이(小岩井) 농장
모리오카시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이와테(岩手)산 기슭에 위치하며 1891년(메이지 24년)에 설립된 일본 최대 민간 연합 농장이다. 오노 기신(小野 義眞), 이와사키 야노스케(岩崎 彌之助), 이노우에 마사루(井上 勝) 세 명이 각 사람의 이름 머리 글자를 따서 고이와이(小岩井)라고 이름을 지었다. 면적은 3000ha(약 900만평)이며 낙농, 산림, 관광 사업을 펼치고 있다. 버터 만들기 체험이나 말타기 체험 등을 할 수 있고 농장에서 생산되는 우유와 소프트 아이스크림 등의 유제품이 유명하다.
매년 2월 초, 일주일 가량 개최되는 이와테 눈축제는 고이와이 농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겨울 행사다. 예술적인 작품보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만화 캐릭터 위주로 눈조각을 만들어 놓은 것이 특징이다. 저녁이 되면 눈조각에 알록달록한 조명이 비춰지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작지만 눈썰매도 탈 수 있고, 빙판 위에서 스노모빌 보트로 스릴 넘치는 스피드를 즐길 수도 있다. 눈으로 만들어진 가마쿠라 식당에서는 고이와이 농장의 유명한 양고기 등을 구워먹을 수 있다.
JR 도호쿠 신칸센으로 도쿄에서 모리오카까지 2시간 20분
히라이즈미 주손지(平泉中尊寺)
11세기 후반 당시 도호쿠 지방의 오슈에서는 두 번에 걸친 전투가 있었고 이 때 후지와라 가의 초대 당주 기요히라는 가족들을 모두 잃었다. 기요히라는 자신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돌아보며 증오와 복수로는 슬픔이 결코 치유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 '주손지' 절에 명하여 적과 아군, 인간과 짐승인 것에 관계없이 죽은 자의 영혼을 위로하게 했다.
이 때 축조한 불교 사원과 정원 등 다수의 유적이 현재까지 남아있으며 이들 유적은 국보, 특별 명승 및 특별 사적 등으로 지정되어 있다. 2011년 6월에 '히라이즈미 - 불교 국토를 표현하는 건축, 정원 및 고고학적 유적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 되었다.
곤지키도(金色堂)
‘곤지키도’가 건립된 것은 1124년으로 빛의 방향에 따라 녹색이나 자주색으로 빛나는 나전, 동남아시아에서 전래된 자단, 아프리카 코끼리의 상아를 통해 당시의 광범위한 무역망을 짐작 할 수 있다.
‘곤지키도’는 오슈 후지와라 시대에 '주손지' 절이 창건될 당시로부터 이 절에 남은 유일한 건조물이다. 1962년부터 7년간의 대규모 보존·복원작업이 이루어져 예전의 빛을 되찾았다. 4대에 걸친 후지와라 가문 당주의 미라가 수미단 내부에 안치되어 있다. 국보 제1호로 지정된 유적인 만큼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물이다.
산코조(보물관)
오슈 후지와라 시대로부터 전해지는 3천점 이상의 국보급 중요문화재가 보물관에 보관 되어있다. 보물관에는 '조로쿠브쓰'라고 불리는 삼체 좌상, 곤지키도의 부장, 주손지 경의 일부 등이 있다.
JR 도호쿠혼센으로 이치노세키역에서 히라이즈미역까지 10분.
관람료: 800엔(성인기준)
이용시간: 4월 1일부터 11월 10일까지 오전 8시~오후 5시
11월 11일부터 3월 31일까지 오전 8시 30분~오후 4시 30분
게비케 계곡
사테츠가와 강의 침식 작용으로 이루어진 약 2km 길이의 계곡으로 약 100m 높이의 절벽이 강 양쪽 기슭에 우뚝 솟아있는 일본 100경 중의 하나이다. 17개의 기암 절벽을 바라보며 노를 젓는 뱃사공의 전통 민요를 듣는 것은 꽤 운치가 있다.
잔잔한 계곡의 흐름에 따라 천천히 앞으로 나가는 배에서 여름의 신록, 가을의 단풍, 겨울엔 코타츠(일본의 실내 난방 장치의 하나. 나무 틀에 화로를 넣고 그 위에 이불·포대기 등을 씌운 것)등 계절마다 계곡의 특징을 느끼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예약 시 배 위에서 전골요리를 먹으며 경치를 감상 할 수 있다. 도호쿠 지방에서 유일하게 엔진을 사용하지 않고 뱃사공이 노를 젓는 배타기가 가능한 곳이다.
JR 게비케역에서 도보 5분.
입장료: 1500엔(성인 기준)
하나마키(花卷) 온천마을
기타카미강의 지류인 다이가와 강과 유노자와 계곡을 따라 생성된 온천 지대로 옛날부터 치료 효과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하나마키 온천에 있는 5채의 온천 여관과 호텔은 모두 한 회사가 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도호쿠에서 온천 규모가 가장 크다. 하나마키의 온천은 신경통, 관절통, 냉증, 피로회복 등에 효과가 좋아 누적된 여행 피로를 풀기에 그만이다.
하룻밤 숙박료가 3만엔이 넘는 최고급 숙박 시설인 '가쇼엔'은 모든 객실이 독립되어있으며 각 객실마다 숲과 접해 있는 특급 료칸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이용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1박에 3만엔이 넘는 호화 료칸이 아니더라도 하나마키에는 센슈카쿠, 하나마키, 고요칸 호텔 등 쾌적하게 온천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있으니 편리한 곳을 선택해 이용하면 된다.
JR 도호쿠 신칸센으로 도쿄에서 신하나마키 역까지 3시간 15분 소요. 신하나마키에서 하나마키 온천마을까지 20분 소요.
◎이와테의 먹을거리
마에사와규
이와테는 산에 둘러 쌓여 있으면서도 바다와도 접해있어 식재료가 상대적으로 풍부하다. 특히 소의 사육도 활발해서 이름난 와규가 많다.
마에사와규는 오슈시 마에사와에서 사육되는 일본 재래종 흑우로 부드럽고 육즙이 많아 3대 와규에 꼽힐 정도로 유명하다. 스테이크는 물론 스키야키나 샤브샤브 등으로 먹어도 맛있다.
이치고니
깨끗한 암벽에서 생식하는 산리쿠 산 성게는 홋카이도 다음으로 출하량이 많으며 살이 부드럽고 단맛이 난다. 잘게 썬 전복과 성게를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 맑은 장국 이치고니는 신선하고 달큰한 맛으로 식욕을 돋운다.
떡 정식
쌀 생산지인 이와테현에서는 경축일이나 중요한 날에 반드시 떡 요리가 나오는데 그 종류가 300여 가지나 된다고 한다. 떡에 팥고물이나 깨나 호두를 묻힌 것 외에도 풋콩을 으깬 즌다를 묻힌 것, 떡국처럼 먹는 '오조니'나 간장에 바른 떡 등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모리오카 3대 면류
모리오카 냉면
한국 출신의 주인이 고기집에서 냉면을 판매한 것이 시초이다. 밀가루과 녹말가루로 만든 면에 국물의 깊은 맛과 김치의 매운맛이 조화를 이룬다.
완코소바(메밀 국수)
소바 후루마이라는 연회석에서 대접하던 요리로 종업원이 작은 공기에 끊임없이 넣어주는 한입 정도의 메밀국수이다. 8~15그릇 정도가 일반적인 메밀 국수 한 그릇의 양에 해당한다.
자자멘
납작한 우동면에 볶은 고기가 들어간 된장과 오이 등으로 맛을 낸 국수이다. 다 먹고 조금 남았을 때 달걀을 넣고 국물을 부어 만든 치탄탄으로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