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문학과지성사 <김박사는 누구인가>

우리 시대 재담꾼이라 불리는 이기호의 소설은 경쾌하다.
유쾌하게 웃고 난 후에 계속 곱씹게 되는 이야기. 이것이 이기호 소설이 가진 마성의 매력이다.
<갈팔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는 이기호 특유의 유쾌함이 한껏 드러나는 소설집이다. 우리시대의 낙오자를 대변하는 ‘시봉’이라는 인물을 앞세운 연작들은 비루한 삶 속에서 삶의 유쾌함을 찾아낸다.
또, 원자력발전소 폭발로 엉망이 된 세상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지하 대형서점까지 무너져 내린 시멘트 벽을 곡괭이로 파헤치는 소설가의 이야기, 누구나 손쉽게 만들어 먹는 가정식 야채볶음흙 등 기발한 상상력으로 무장된 8편의 단편을 만날 수 있다.
 

<김박사는 누구인가?>는 제11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인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을 비롯한 여덟 편의 소설이 수록돼 있다. 트렁크 팬티와 반바지를 구분하지 못해 좌충우돌하는 갓 제대한 백수의 이야기를 다룬 ‘내겐 너무 윤리적인 팬티 한 장’ 등에서 말랑말랑한 웃음을 선사하는 작가의 재담은 전작과 다름없지만, 독자를 이야기 속에 끌어들이는 등 소설의 형식을 깨트리려는 실험정신은 더욱 심화되었다.
이기호의 소설은 살아있고, 다양하고 독특한 형식으로 인해 읽는 이에 의해 수 갈래로 재창조된다. 이 가을 삶의 무료함을 해결해 줄 무언가를 찾고 있다면, 이기호의 단편집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이기호 단편집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와 <김박사는 누구인가?>는 종이책과 전자책으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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