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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랑종', '곡성' 나홍진 프로듀서도 말렸던 표현 수위

기사입력 2021.07.02.17:55
  • 사진 : 쇼박스 제공
    ▲ 사진 : 쇼박스 제공

    영화 '랑종'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영화 '곡성'을 연출한 나홍진 감독이 기획, 제작하고 직접 시나리오 원안을 집필한 작품으로 연출은 '셔터'로 태국 호러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피막'으로 태국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한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맡았기 때문이다.

    2일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점에서 영화 '랑종'의 언론시사회가 개최됐다. 이후 '랑종'의 시나리오 원안과 제작을 맡은 나홍진은 현장에서, '랑종'의 메가폰을 잡은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화상으로 기자간담회에 임했다.

    영화 '랑종'은 태국 산골 마을을 배경으로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을 담는 다큐멘터리 팀이 세달 종안 기록한 내용을 담았다.

  •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나홍진 감독의 빅 팬"이라고 했다. 그는 "처음 만난 건 5년 전, 태국에서 '추격자'가 상영될 때였다. 워낙 팬이라서 제가 제작한 DVD를 드렸다. 5년 후 협업하게 될지 상상도 못 했다. 연락을 주셔서 굉장히 흥분됐다. 나홍진과 일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웠다. 원안 역시 새로운 차원의 영화라 흥분이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걱정이 많았다"며 '랑종'의 원안을 처음 마주했을 때를 회상했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태국의 무당이나 무속신앙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다. 나홍진 감독님께도 시간을 달라고 양해 말씀을 드리고 조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태국의 무속신앙에 대한 사전 조사를 하면서 흥분되고, 떨리는 기분이었다. 왜냐하면 한국의 무속신앙과 태국의 무속신앙이 상당히 많은 부분 비슷했기 때문"이라고 작업에 임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나홍진 감독은 시나리오 원안이 태국에서 작업 된 것에 대해 "반종 감독님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반종 감독님이 만약 다른 나라 분이셨으면 아마 그 나라에서 촬영됐을 가능성이 크다. 감독님께 연락을 드렸고, 허락해주셔서 그 무대가 태국이 된 것이 아닌가 싶다"고 강한 믿음을 전했다.

  • 토속신앙, 무당, 자연 등 '곡성'에서 사용된 소재들이 등장한다. 나홍진 감독은 "감독님께서 '곡성'에 대해 언급하셨는데, 감독님이나 저나 촬영시켜야 하고 거리를 두어야하는 작품이 '곡성'이었다고 생각한다. '랑종'이 '곡성'과 흡사해지는걸 원치 않았다. 무속을 담는 장면이 많을 텐데 그 장면에서 '곡성'과 차별화를 얼마나 시킬 수 있겠냐는 문제가 생겼다. 또 하나는 어떤 지역을 바꾼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근친, 인육 등 금기시되는 장면들이 '랑종'에 담겼다. 이에 나홍진 감독은 "제가 이제와서 저 혼자 살자고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게 아니라, 사실대로 말씀을 드리자면 저는 말리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감독님 스타일이 회의가 끝나면 며칠 있다가 또 얘기하시고 이런 스타일이셔서 감독님 진짜 하고 싶으시다면 가셔야지 한 거다. 표현 수위도 눈 감을 수도 있는데, 수위가 실제로 그렇게 높지 않다. 이것도 제 역할이 컸다. 감독님께서 다 오픈하시려고 했는데, 자제하면서 연출을 잘해서 사운드나 이런 효과로 극대화를 노려보자고 해서 저희 영화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라도 얻게 됐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우리는 잔혹함, 선정적인 장면을 팔아서 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영화와 관련없는 장면은 없었다. 영화와 꼭 필요한 수위에 맞춰서 장면을 구사했다"고 전했다.

  • 귀신, 미신에 대한 생각은 두 감독이 의견을 달리했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귀신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랑종'을 만들면서도 무당, 토속신앙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렇지만 만나고 조사하면서 다른 관점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부분을 대형 화면에 담는다면 어떨까. 이런 시작점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했다.

    나홍진 감독은 "귀신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곡성'을 준비할 때 정말 알고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속인이 모여서 제를 올리는 절에 머문 적이 있다. 거기에서 무속인과 같이 몇 달 있었다. 이유는 뭐냐면, 제가 여쭤봤다. 뭐가 보이고, 들리고, 어떤 느낌이냐고 물었는데, 무속인마다 다르다고 하시더라. 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어머니 아시면 큰일 날 일이지만 매일 절하고, 기도하고, 산속에서 지낸 적이 있다. 그 결과 여러분에게 말씀드린다.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신에 대한 질문을 던질 영화 '랑종'은 오는 7월 14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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