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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터뷰] AI 미래를 열다 : 8번 스타트업을 설립한 찰리 뮤어헤드

기사입력 2019.11.19 17:37
최근 국내는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얼마 전 네이버 ‘데뷰 2019’ 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AI 정부를 자처했으며, 연내에 AI 국가전략을 발표할 것이라 전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대표기업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은 글로벌 AI 석학을 만나 “생각의 한계를 허물고 미래를 선점하자"라고 말하는 등 AI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영국 AI기업 코그니션 X의 창업자 찰리 뮤어헤드
    ▲ 영국 AI기업 코그니션 X의 창업자 찰리 뮤어헤드

    삼성, LG, KT 같은 대기업이 AI에 대한 홍보를 하면서 국내에서 AI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AI 인재·특허·전문 기업 등 분야별 평가에서 모두 세계 10위권 밖인 데다 규제·인력 부족에 가로막혀 있어 아직 갈 길이 멀다. 

    우리는 ‘유럽의 AI 수도’라 불리는 영국을 기반으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영국은 민간과 정부의 협업을 통해 AI 산업이 급성장한 곳이다. 브렉시트(Brexit : 영국의 EU 탈퇴) 같은 경제적인 위험에도 AI 산업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 인사이트(Oxford Insights)와 국제개발연구센터가 공동 조사한 결과 2019년 기준 정부 AI 준비도 지수에서 영국은 세계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유럽 중에서 가장 많은 AI 스타트업을 배출해 내고 있어 '유럽의 AI 수도'로 불리는 것이 과언은 아니다. AI 산업의 미래를 여는 영국의 전문가에게 한국의 인공지능 산업의 미래에 대한 진단과 전망을 물었다. 

  • 영국 AI기업 코그니션 X 사무실 전경
    ▲ 영국 AI기업 코그니션 X 사무실 전경

    11월 4일 오전 영국 런던 중심가에 있는 고풍스러운 외벽 디자인을 한 건물에서 영국의 대표적인 AI 기업 코그니션 X(Cognition X)의 창업자 찰리 뮤어헤드(Charlie Muirhead)를 만났다.

    사무실 외관은 19세기 이전 유럽 건물처럼 오래된 디자인이었지만 실내는 미래의 사무실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외관과 내부가 몇 세기는 차이나는 느낌이었다. 내부는 벽이 통창으로 연결되어 있었으며,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의 가구 배치와 현대적인 디자인의 설치 장식물이 눈길을 끌었다.

    벌써 8번째 스타트업을 설립한 코그니션 X의 창업자 찰리 뮤어헤드
  • 영국 AI기업 코그니션 X의 창업자 찰리 뮤어헤드 인터뷰
    ▲ 영국 AI기업 코그니션 X의 창업자 찰리 뮤어헤드 인터뷰

    코그니션 X의 창업자인 찰리 뮤어헤드는 요즘 영국의 AI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기업가 중 한 명이다. 그 이유는 창업에 대한 그의 열정 때문이다. 그는 인터넷도 흔치 않았던 1996년, 대학에서 오케스트림(Orchestream)이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웹 사용자가 인터넷에서 데이터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서비스했다. 이 것이 그의 첫 창업이었다.

    이후 20년 동안 코그니션 X를 포함해 총 8개의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감히 영국 스타트업 창업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유다. 특히, 그가 처음 개발한 오케스트림은 1999년 10억 파운드의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 받았고, 나스닥에 상장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성장하여 현재 오라클(Oracle)에서 소유하고 있다.

    또한, 2000년대 초반에는 NexAgent, iGabriel, InterProvider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하여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로 인해 2004년 유럽 기술 포럼(European Technology Forum)의 "올해의 기술 기업가"로 선정되기도 했고, 세계 경제 포럼 기술 개척자로 두 번 선정이나 선정되기도 했다(2000년 Orchestream / 2005년 Nexagent).

    이어서 2007년부터는 t5m, Rightster, Brave Bison를 설립했다. 이러한 스타트업의 설립과 프로그램을 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공동 창업자인 Tabitha Goldstaub와 함께 2016년 코그니션 X를 설립했다.

    기업의 인공지능 활용을 돕는 커뮤니티 플랫폼 코그니션 X
  • 영국 AI기업 코그니션 X 사무실 내부
    ▲ 영국 AI기업 코그니션 X 사무실 내부

    코그니션 X는 인공지능 솔루션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제품 및 리소스에 대한 정보와 연구를 제공하는 커뮤니티 마켓 인텔리전스 플랫폼(community market intelligence platform)이다. 그 외에도 뉴스레터 서비스, 관련 이벤트, 업계 조사, 인재 발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6년에 회사를 시작한 이래로 40개 이상의 이벤트를 운영했으며, 7000명의 회 원과 인공지능 시장을 지원하는 10,000개의 조직 관련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무료 공개 버전에는 수천 개의 AI 제품, 서비스 및 사례 연구가 포함, 사용자가 주문에 따라 전 세계 AI 전문가 네트워크에 즉시 액세스 할 수 있도록 하며 Enterprise Edition은 대기업이 내부 전문 지식을 활용 가능하게 한다.

    우리는 그의 사무실에서 코그니션 X와 영국의 AI 산업, 그리고 한국 AI 산업의 미래에 대해 좀더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 영국 AI기업 코그니션 X의 창업자 찰리 뮤어헤드 인터뷰
    ▲ 영국 AI기업 코그니션 X의 창업자 찰리 뮤어헤드 인터뷰

    Q : 코그니션 X를 창업한 계기가 무엇인지?
    A : 나와 공동창업자는 오늘날 AI의 급진적인 성장과 변화 맞서기 위해 새로운 플랫폼 필요하다고 봤다. AI 산업에서 진행되고 있는 모든 것에 대해 한 곳에서 잘 구성된 지식 기반을 만드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다. 우리의 과제는 글로벌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에 이르는 모든 기업에 걸쳐 AI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채택을 가속화하는 것이며, AI가 주도하는 사회의 안전과 책임 있는 전환을 보장하는 것이다. 코그니션(Cognition)은 인지의 교류라는 의미를 담고 있고, X는 변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즉, 변화에 대한 교류를 목표로 하는 회사이다.

    코그니션 X는 크게 3가지로 나누어진 업무를 한다. 정보교환 플랫폼인 코그니션 Knowledge Network, 연구 인사이트인 리서치앤인사이트, 매년 열리는 컨퍼런스 CogX이다.

    Q : 코그니션 X를 창업하기 전에는 무슨 일을 했었나?
    A : 1996년 21살 때 처음으로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업했다. 임페리얼 컬리지 런던에서 공부를 하였고, 전형적인 창업가의 길을 걸었다. 다른 창업가들과 마찬가지로 입학한지 18개월 후 학교를 자퇴했다. 이 때는 순수함, 무모함을 안고 인터넷을 사업화 시킬 수 있다는 비전 하나 가지고 직진했다. 이 당시는 신용이 없고, 엑셀러레이터도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무실 공간을 임대할 수 없어 소프트웨어 회사를 장례식장에 차렸다.

    또한, 인터넷이 발전하는 초기단계라서 우리가 하는 일을 잘 모르다 보니, 100회이상의 투자자 미팅을 하고 거절당한 뒤에야 결국 첫 번째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런던 지하실에서 시작해 20년간 IT쪽에서 일한 결과, 런던 거래소에 나스닥을 상장하는 등의 성장할 수 있었다.

    전형적인 창업가의 이야기가 달성할 때까지 도약하면서 나아가는 것인데, 저희도 그렇게 진행됐다. 첫 회사였던 오케스트림(Orchestream)을 시작으로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다른 소프트웨어 경쟁사들 뛰어 넘을 수 있었다.

  • 영국 AI기업 코그니션 X의 창업자 찰리 뮤어헤드 인터뷰
    ▲ 영국 AI기업 코그니션 X의 창업자 찰리 뮤어헤드 인터뷰

    Q : 코그니션 X의 Knowledge Network 플랫폼이란?
    A : 정보산업 종사자들 중 원하는 정보 찾는데 16%의 시간을 할애한다는 통계를 확인했다. 불운하게도 그 중 44%는 원하는 정보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정보교환 시스템으로는 구글 같은 서치 엔진(Seach Engine)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방대한 양과 정보의 노이지(Noisy), 신뢰성이 낮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회사 내에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전문성 발견하여 이를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구글이 효과적인 이유는 방대한 양의 페이지 인덱싱이다. 우리는 사람들을 인덱싱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AI는 전문적인 정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정보를 찾는 사용자가 가진 질문을 전문가에게 연결하여 정보를 공유하는 마켓 플레이스 구축하려고 하는 것이다.

  • 코그니션 X에서 개최하는 CogX 2020 홈페이지
    ▲ 코그니션 X에서 개최하는 CogX 2020 홈페이지

    Q : 귀사에서 개최하는 AI 컨퍼런스 CogX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
    A : CogX는 전 세계에서 개최되는 AI 컨퍼런스 중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이다. 2017년 6월 시작하여 저희가 앞서 3년을 했고 2020년은 4번째가 되는 해이다. 기존에는 AI에 초점이라면 앞으로는 좀더 다양한 주제들로 할 계획이다. 세계에서 가장 다양하고 다채로운 혁신과 변화의 기회의 축제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캐치프라이즈이다.

    첫 해인 2017년에는 200명 정도의 연설자가 'AI가 산업과 정부 및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개최하여 1300여명이 방문하였다. 이듬해인 2018년도에는 400여명의 연설자가 ‘AI 블록체인의 신기술’에 대하여 컨퍼런스를 진행했고 전해보다 훨씬 많은 6500명의 방문자가 함께 했다.

    런던 킹스크로스 지역에서 개최 된 올해의 CogX에서는 687명의 스피커가 ‘AI 신기술, 세계의 지속가능성장’이라는 주제에 맞춰서 진행했으며, 2만여명이 넘는 참가자가 방문했다. 특히, 경제적인 성장에만 초점이 아니라 환경이나 지구를 더욱 생각할 수 있는 방향을 주제로 한 것이 새로웠다.

    오는 2020년 CogX에서는 3가지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기술에 대한 대화에서 더 나아가 거시적, 사회적인 이슈 측면 보게 된 것이다. 또한, 세계 경제 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이나 아스펜 연구소(Aspen Institute for Humanistic Studies, 국제 비영리 씽크 탱크)와 같이 AI 전문 기술이 부족한 기관과 격차를 줄여주려고 한다. 2020년에는 3만명이 넘는 방문자가 올 것을 기대하고 있으며, 16개의 스체이지와 800여명의 스피커가 함께할 것이다.

    CogX를 통한 우리의 미션은 개인, 기관, 지도자들을 한군데 모아서 AI의 잠재력을 현실화 시키고 다른 새로운 기술들에 잠재력을 현실화시켜서 기술들을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전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단순한 기업의 컨퍼런스 행사 아니고 축제처럼 발전시켜 나갈 것이며, 10대를 위한 AI 시상식, 2000명이상의 박사가 함께하기를 기대한다.

  • 영국 AI기업 코그니션 X의 창업자 찰리 뮤어헤드 인터뷰
    ▲ 영국 AI기업 코그니션 X의 창업자 찰리 뮤어헤드 인터뷰

    Q : 어떤 분야에서 가장 AI 발전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 생각하나?
    A : 보건분야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본다. 특히, 비용 절감을 제일 크게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영국은 NHS(National Health Service, 국가보건의료서비스법)라는 국가보건제도가 있는데 연간 예산이 1400억 파운드이다. 그와 별도로 사회복지예산 1600억 파운드를 운영한다.

    AI 기술을 통해 예산 운용의 생산선 향상의 기회와 경제적 향상의 기회가 있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유전자 기술을 포함한 의료공학에 AI를 접목하면, 높은 생산성 향상을 가져 올 것이라 기대한다.

    Q : AI 분야에서 후발주자로 나서는 한국에 대한 당신의 조언은?
    A : AI 인프라나 관련 산업에 대한 정책적인 부분이 기술의 변화에 있어서 큰 도전이될 것이라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정부와 국회, 그리고 AI 기업 이 세 분야의 협력이 변화에 앞서 반드시 필요하다. 이들이 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해결책의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

    현대사회는 발전된 기술이 빈부격차나 민주주의 정책 수립에 굉장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기업과 국가 그리고 국가에서 제공되는 공공시설인 수도, 전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당연히 생각하는 것들이 있는데 이 속에는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영향을 미치게 된다.

    모든 국가가 공공기관이나 정치인을 최대한 교육해서 발전된 기술의 잠재력을 진짜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를통해 모두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을 구상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를 위해 정부기관과 AI 기업간의 교류와 협력이 매우 중요하며, 두 조직간의 시너지가 발휘 되어 산업 자체를 업 스케일(up scale) 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영국 AI기업 코그니션 X의 창업자 찰리 뮤어헤드
    ▲ 영국 AI기업 코그니션 X의 창업자 찰리 뮤어헤드

    코그니션 X의 창업자 찰리 뮤어헤드와 인터뷰는 영국의 발전된 AI 산업에 대해 이해도를 높였다. 영국 AI 산업의 발전은 기업과 인재를 끌어 모으는 정부의 정책이 바탕이 되었고, 민관 협력도 활발했다. 영국 정부는 2017년 산업전략 정책백서에서 ‘인공지능 및 데이터 혁신’을 4대 도전과제 중 하나로 채택하면서 세부전략으로 2018년 4월 ‘인공지능 분야 민관합의’를 통해 구체화했다. 기업 친화적인 환경을 구축하고, 전문가 양성을 돕는 정책이 골자다. 

    더불어, 영국은 산학계 전문가로 구성된 AI위원회는 물론, ‘인공지능청’, 정부산하 자문기관인 ‘데이터윤리혁신센터’를 가지고 있다. 테크네이션과 이노베이트UK, 인베스트 UK, 앨런튜링연구소 등 기존의 혁신 지원기관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기업이 AI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고 정부가 올 연말까지 AI 국가 전략을 제시하겠다고 선언 한만큼 AI 발전에 있어 지금이 아주 중요한 순간이다. 정부와 민간과의 협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유럽의 AI 수도’라 불리는 영국처럼 발전할 기회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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