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아하는 돼지고기 부위를 말하라면 아마 한국인 대부분은 ‘삼겹살’을 꼽지 않을까?

삼겹살은 다른 부위보다 기름기가 많아 지방함유량은 물론 칼로리도 높지만, 그 짙은 풍미와 고소한 맛에 외식이나 회식 자리에서 선호 메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정작 삼겹살이 어느 부위인지, 언제부터 삼겹살을 먹기 시작했는지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한국인의 삼겹살 사랑은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삼겹살은 돼지의 갈비를 떼어낸 부분에서 복부까지의 넓고 납작한 모양의 부위다. 붉은 살코기와 지방이 3번 겹쳐져 있는 이 부위의 이름은 원래 세겹살이었으나, 1980년대에 들어서 ‘삼겹살’이라는 이름이 보편화하였다. 삼겹살이 국어사전에 등재된 것은 1994년이다.

원래 삼겹살은 살코기가 적고 기름만 많아 사람들에게 그리 인기 있는 부위가 아니었다. 한국 전통 음식 문화에서는 생고기를 직접 구워 먹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한말 서양 요리가 들어오고, 1970~80년대 식육 소비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삼겹살은 점점 두각을 나타냈다. 1980년대 아파트와 가스레인지가 보급되고, 주말에 즐기는 로스구이 문화가 유행하며 삼겹살의 인기는 절정을 달렸다.

삼겹살 대중화 계기에 대한 설은 다양하다. 그중 하나는 소주 가격의 하락에 의한 삼겹살 소비량 증가설이다. 소주 가격이 내려가면서 안줏거리를 찾다 저렴한 부위였던 삼겹살이 인기를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설로는 강원도 탄광촌 광부들이 목의 먼지를 씻어내기 위해 기름기 있는 삼겹살을 먹었다는 설과 해방 이후 건설 노동자들이 슬레이트에 삼겹살을 구워 먹다 퍼졌다는 설, 1970년대 말 우래옥이라는 식당이 삼겹살을 메뉴에 올린 것이 시작이었다는 설, 개성상인이 값싼 돼지고기를 비싸게 팔기 위해 고안해냈다는 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