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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개인화 엔진과 데이터로 정면승부”…이정수 플리토 대표, 통번역 서비스 ‘보글’ 앞세워 글로벌 공략한다

기사입력 2026.09.30 18:20
‘플리토’에서 ‘보글’로…통번역 사업 하나의 브랜드로 묶는다
빅테크와 맞붙는 플리토의 무기 ‘개인화’…사용할수록 정교해지는 통번역
통번역 넘어 AI 데이터로…‘무형의 쿠팡’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
  • 30일 서울 강남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플리토 미디어 인사이트 데이에서 이정수 대표가 키노트를 진행하고 있다 / 남승현 기자
    30일 서울 강남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플리토 미디어 인사이트 데이에서 이정수 대표가 키노트를 진행하고 있다 / 남승현 기자

    “단순히 여러 API를 조합한 번역기가 아니라, 사용할수록 개인과 기업에 맞춰지는 초개인화 엔진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정면승부를 펼치겠다.”

    이정수 플리토 대표는 3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미디어 인사이트 데이에서 플리토의 통번역 사업 확장 전략을 이같이 밝혔다.

    플리토는 이날 그동안 개별적으로 선보이던 통번역 서비스를 ‘보글(Vogl)’이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하고, 개인 사용자부터 대기업과 공공기관까지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체계를 공개했다. 통번역에 머물지 않고 데이터 거래 플랫폼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 AI 데이터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창립 14주년을 맞은 플리토는 이 같은 사업 확장의 기반으로 ‘데이터’와 ‘기술 신뢰성’을 꼽았다. 2023년 AI 통역 시스템 개발에 착수한 이후 3년간 실제 현장에서 기술을 고도화한 만큼, 축적된 데이터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급변하는 AI 트렌드 속에서도 플리토가 꾸준히 축적해온 데이터와 기술력이 경쟁력”이라며 “2023년 AI 통역 시스템 개발에 착수한 이후 3년간 실제 현장에서 기술을 고도화해 왔다. 이제는 그동안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플리토 AI 통번역 서비스 통합 브랜드 보글(Vogl) / 플리토 제공
    플리토 AI 통번역 서비스 통합 브랜드 보글(Vogl) / 플리토 제공

    ◇ ‘플리토’에서 ‘보글’로…통번역 사업 하나의 브랜드로 묶는다

    플리토가 새롭게 선보인 ‘보글(Vogl)’은 ‘Voice Of Global Languages’의 약칭으로, 전 세계 언어의 목소리라는 의미와 함께 ‘말하는 순간을 눈으로 보고 이해하는 경험’이라는 뜻을 담았다.

    브랜드를 새롭게 만든 배경에는 플리토의 통번역 사업을 더 명확하게 전달하려는 목적이 있다. 그동안 플리토라는 회사명 아래 여러 통번역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기업 고객 입장에서는 각각의 서비스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웠다는 판단이다.

    이에 플리토는 보글을 중심으로 데이터 수집부터 통번역 서비스까지 관련 사업을 하나의 브랜드 체계로 묶어 사업 간 연결성을 강화한다.

    이 대표는 “기존에는 서비스 브랜드가 명확하지 않아 대외 소통과 엔터프라이즈 접근성 측면에서 비효율이 있었다”라며 “한국 기업으로서 한자어나 영어를 조합한 이름보다는 친숙한 순수 한글 이름인 보글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K-컬처처럼 우리 고유의 언어 브랜드가 전 세계에서 널리 불리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보글은 특정 환경에 하나의 제품을 적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용 목적과 환경에 따라 제품군을 세분화한 것이 특징이다.

    1:1 대화 통역과 AI 요약, 실시간 추천 질문을 제공하는 기본 플랫폼을 비롯해 대형 국제회의와 컨퍼런스를 위한 ‘보글 스테이지’, 공항·은행·매장 등에 적용하는 하드웨어 패키지 ‘보글 존’을 갖췄다.

    여기에 글로벌 화상회의 플랫폼 전용 ‘보글 웹엑스’, 기업 앱·웹과 연결할 수 있는 ‘보글 API’, 금융·공공기관·대기업의 보안 환경을 위한 독립형 사내 구축 시스템 ‘보글 온프레미스’까지 총 6종으로 구성했다.

  • 30일 서울 강남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플리토 미디어 인사이트 데이에서 이정수 대표가 키노트를 진행하고 있다 / 남승현 기자
    30일 서울 강남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플리토 미디어 인사이트 데이에서 이정수 대표가 키노트를 진행하고 있다 / 남승현 기자

    ◇ 빅테크와 맞붙는 플리토의 무기 ‘개인화’…사용할수록 정교해지는 통번역

    플리토가 보글을 통해 강조하는 차별점은 단순한 번역 정확도를 넘어 사용자 환경에 맞춰 계속 진화하는 통번역이다.

    이 대표는 빅테크 기업들의 자체 번역 모델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가격보다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정확도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행사장에서 자사 솔루션을 도입하려던 고객이 타사보다 20~30% 비싸다는 이유로 돌아섰다가 2~3개월 뒤 다시 플리토를 찾는 경우를 자주 경험했다”라며 “타사에서는 고유명사나 전문용어 등이 오역되는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플리토는 화자의 발화 습관과 억양, 고유명사 등을 인식하도록 초개인화 피드백 루프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보글에는 실제 사용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를 다시 학습에 반영하는 구조가 적용됐다. 대화 중 AI가 인식 오류를 발견하면 사용자에게 수정 여부를 확인하고, 사용자가 수정한 용어는 클릭 한 번으로 전용 엔진에 반영할 수 있다. 사투리나 개인별 발음 습관까지 지속적으로 학습하면서 음성 인식과 번역의 정확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플리토는 이러한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며 고객 기반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전 세계 19개국에서 구글, AWS(아마존웹서비스), 메타, AMD, IBM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정부가 주관하는 컨퍼런스의 통번역을 진행한 바 있고, 2026년 연간 총 수주는 600건을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해 442건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규모다.

    국내에서는 올리브영 전 매장과 CU 편의점(BGF리테일)에 보글을 적용한 데 이어 교보문고 광화문점과 강남점의 도서 번역 안내 데스크에도 ‘보글 존’을 구축했다. 또한 대한항공, CJ제일제당, 메가존클라우드, LG전자, 한화오션, 하나은행 등도 사내 업무와 산업 현장의 외국인 근로자 안전 등을 위해 보글을 도입하고 있다.

    이처럼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 범위를 넓힌 데 이어, 플리토는 통번역 소프트웨어를 넘어 하드웨어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외국인 유학생이 증가하고 있는 대학 강의실 환경에 맞춘 디바이스와 디스플레이 하드웨어를 직접 개발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보글 브랜드를 적용한 맞춤형 하드웨어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 30일 서울 강남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플리토 미디어 인사이트 데이에서 이정수 대표가 키노트를 진행하고 있다 / 남승현 기자
    30일 서울 강남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플리토 미디어 인사이트 데이에서 이정수 대표가 키노트를 진행하고 있다 / 남승현 기자
    ◇ 통번역 넘어 AI 데이터로…플리토가 그리는 ‘무형의 쿠팡’

    플리토가 보글과 함께 꺼내든 또 하나의 성장축은 데이터 사업이다. 올해 선보인 ‘데이터 마켓플레이스’는 개인이나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등록하면 글로벌 AI 개발사가 이를 구매해 활용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이 대표는 이를 ‘무형의 쿠팡’에 비유했다. 그는 “쿠팡에서 누구나 물건을 판매하고 구매하듯, 무형의 데이터도 거래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다”라며 “개인이나 기업이 보유한 양질의 데이터를 올리면 글로벌 AI 개발사가 이를 구매해 학습시키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플리토는 단순히 데이터 거래 공간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의 품질과 신뢰성을 검증하는 역할까지 맡는다. 저작권 무결성과 개인정보 비식별화를 확인하고 다국어 번역을 지원해 글로벌 AI 바이어와 연결하는 일종의 데이터 유통 풀필먼트 역할을 수행한다는 구상이다.

    취급하는 데이터의 범위도 넓혔다. 기존 텍스트·음성·이미지 코퍼스에서 추론 과정(CoT), 벤치마크, 휴머노이드 로봇에 필요한 피지컬 AI 데이터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면서 대응 모달리티를 총 10종으로 늘렸다.

    정부 주도의 초거대 AI 프로젝트인 ‘독파모’의 1~3차수 데이터 구축을 총괄한 것도 데이터 사업 역량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았다. 해외 매출 비중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글로벌 데이터 사업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 30일 서울 강남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플리토 미디어 인사이트 데이 현장 / 남승현 기자
    30일 서울 강남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플리토 미디어 인사이트 데이 현장 / 남승현 기자

    ◇ 하반기 정산 집중되는 데이터 사업…“올해 매출·영업익 모두 경신”

    데이터 사업 확대는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와도 맞물려 있다. 플리토는 2025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을 두고 우려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이 대표는 데이터 사업의 특성상 하반기에 실적이 집중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플리토의 데이터 사업 구조상 정산과 인보이스 발행이 하반기인 3~4분기에 집중된다”라며 “현재 예상했던 수치보다 높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전체 매출과 영업익 모두 전년도 기록을 경신해 건전하고 건강한 성장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플리토가 최종적으로 겨냥하는 시장은 글로벌 엔터프라이즈다. 이 대표는 “AI 산업에서 국경의 장벽이 무의미한 만큼 플리토의 시선은 언제나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향해 있다”라며 “국내 주요 대기업과 기관에서 입증된 온프레미스 통역 기술을 글로벌 시장에 본격 이식하고, 데이터 마켓플레이스를 전 세계 AI 바이어들이 모이는 허브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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