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성묫길, 20년 새 20km 더 멀어졌다…장거리·정체 운전, 척추 환자 대비법은?

기사입력 2026.09.22 15:12
  • 올해 성묫길을 나서는 귀성객들이 마주한 새로운 변수는 단순한 명절 교통정체만이 아니다. 묘지와 봉안시설이 점차 외곽에 자리하면서, 서울에서 성묘지까지 이동해야 하는 물리적 거리 자체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허리 건강을 위한 장거리 안전 운전 수칙 /ChatGPT 생성 이미지, 고도일병원 제공
    허리 건강을 위한 장거리 안전 운전 수칙 /ChatGPT 생성 이미지, 고도일병원 제공

    최근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경기도에 새로 들어선 주요 봉안시설의 서울시청 기준 직선거리는 2000년대 개장 시설 약 33km에서 2010년대 약 37km, 2020년대에는 약 53km로 증가했다. 20년 사이 약 20km 더 멀어진 셈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53km라는 수치가 직선거리 기준인 만큼 실제 도로 주행거리는 더 길 수 있으며, 명절 정체까지 겹치면 차 안에 머무는 시간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척추 질환자에게는 단순한 이동 거리보다 밀폐된 차량 내에서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이 허리에 훨씬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장시간 운전 시에는 중간 휴식과 틈틈이 실천하는 미세 움직임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성묫길은 명절 특성상 특정 시간대에 차량이 한꺼번에 몰려 정체를 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여기에 성묘지까지의 거리 자체가 더 길어지면 같은 정체가 발생해도 총 운전 시간과 좌식 시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접촉 사고나 교통사고, 도로 통제처럼 예상하지 못한 상황까지 겹치면 평소 2~3시간으로 예상했던 이동이 훨씬 길어질 수 있다. 척추 질환자에게는 이처럼 ‘예상 시간을 넘긴 장시간 앉기’ 자체가 통증 악화의 변수가 될 수 있어, 단순히 예정된 주행시간만 계산해서는 안 된다.

    고도일 병원장은 “지방에서 올라오는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치료를 잘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도 변수가 생긴다. 평소 약 3시간이면 갈 거리를 갑작스러운 폭설이나 교통사고·극심한 정체 때문에 10시간 가까이 걸려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며 “이처럼 예상하지 못한 장시간 이동 뒤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이 다시 심해져 내원하는 경우도 있어, 허리 환자는 ‘오늘 길이 얼마나 막힐까’가 아니라 ‘예상보다 몇 시간 더 차에 있을 수도 있다’는 전제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장시간 운전석에 앉아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허리와 골반 주변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정체 구간에서는 오른발 페달 조작이 반복되면서 허리와 둔부 주변 근육의 긴장이 커질 수 있다. 기존에 허리디스크(요추 추간판 탈출증)나 척추관협착증, 후관절 증후군 등을 앓고 있다면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 등의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장거리 성묫길에 오르기 전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출발 전날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출발 직전에는 5~10분가량 가볍게 걸으며 고관절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허리를 무리하게 비틀거나 숙이기보다는 가슴 펴기나 골반을 작게 움직이는 저강도 스트레칭이 안전하다. 허리 뒤에 작은 쿠션이나 말아 둔 수건을 받쳐 허리의 자연스러운 곡선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준비물도 평소보다 여유 있게 챙기는 것이 좋다. 평소 의료진에게 사용법을 안내받은 허리 보조기(복대)가 있다면 차량에 두고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피부 문제가 없고 평소 사용해 본 사람이라면 허리와 골반 주변을 보조하기 위한 테이핑 용품도 챙길 수 있다. 다만 복대나 테이핑은 허리를 ‘치료하는 도구’라기보다 장시간 이동 중 부담을 줄이는 보조수단으로 활용해야 하며, 너무 강하게 조이거나 장시간 연속 사용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작은 요추 쿠션이나 말아 쓸 수 있는 수건, 평소 처방받은 약, 물 등도 함께 준비하면 돌발 정체에 대응하기 쉽다.

  • 차 안에서 할 수 있는 30초 미세운동 /ChatGPT 생성 이미지, 고도일병원 제공
    차 안에서 할 수 있는 30초 미세운동 /ChatGPT 생성 이미지, 고도일병원 제공

    극심한 정체로 차에서 내리기 힘들다면 차량이 완전히 정차한 상태에서 운전석에서 실천할 수 있는 ‘30초 미세 운동’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턱을 가볍게 당겨 뒤통수로 헤드레스트를 5초간 밀어주거나, 어깨를 뒤로 가볍게 돌려 견갑골을 모아주고, 골반을 앞뒤로 살짝 기울여 굳은 요추를 풀어주는 방식이다. 정차 중 발목을 위아래로 까딱이거나 엉덩이에 5초간 힘을 주었다가 푸는 동작도 하체를 움직이고 근육의 긴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주행 중에는 1~2시간마다 휴게소나 졸음쉼터 등 안전한 장소에 들러 차에서 내려 5~10분간 걷는 것이 좋다. 목적지에 도착한 직후에도 굳어 있는 허리로 곧바로 무거운 제수용품을 들거나 벌초 작업을 시작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가볍게 걸으며 몸을 움직인 뒤 작업을 시작하고, 짐을 들 때는 무릎을 굽혀 몸에 밀착시켜 들어 올려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인다.

    고도일 병원장은 “예전에는 명절 허리 통증의 원인으로 도로 정체만을 꼽았지만, 이제는 수도권 봉안시설의 외곽화로 이동 거리 자체가 길어졌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20년 새 이동 거리가 20km 이상 늘어난 만큼, 척추 질환을 앓는 중장년층에게 성묫길은 척추 하중이 누적되는 긴 ‘좌식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특히 사고나 기상 악화로 예상보다 몇 시간씩 더 차 안에 머물 수 있으므로 복대·테이핑·요추 쿠션 등 자신에게 맞는 보조수단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도일 병원장은 “목적지까지 한 번에 가겠다는 무리한 계획을 피하고, 1시간마다 중간 휴식 지점을 지정해 몸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며 “귀가 후 온찜질과 휴식에도 불구하고 다리 힘 빠짐, 심한 저림, 감각 이상이나 대소변 기능 장애 등 마미증후군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 없이 전문 의료기관을 찾아 정밀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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